우리 집이 더 비싸거든 맛있는 책읽기 10
강효미 글, 마정원 그림 / 파란정원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릴적 살던 곳은 주택이었다. 텃밭에선 고추며, 토마토, 가지가 자라고, 뒤뜰엔 감나무가 있었다. 마당 한가운데에 있던 커다란 대추나무에서는 많은 대추알이 영글곤 했었다. 시골이라서 한참을 걸어 들어 가야 했던 것이 불편해서 도시에서 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가장 좋았다. 사람 사는 것 같은 북적거림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어디 아파트에 사는지, 몇 평에 사는지를 따지고 그에 맞게 친구가 된다는 소릴 듣고는 씁쓸함을 느꼈었다. 부모의 능력이 아이의 친구관계를 결정한다니 슬픈 일이다.

 

'우리집이 더 비싸거든'은 맛있는 책 읽기 시리즈 중에서 10번째 이야기이다. '몽당분교 올림픽'이나 '울지 말아요, 티베트'를 읽은 적이 있어서 더욱 반가웠다. 쉽게 읽고 마는 동화가 아니라 그 안에 생각이 있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시리즈의 특징이다. 제목이 자극적이긴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그 이면에 담긴 것을 알아보고 싶었다. '좋은 집이란 과연 어떤 집일까?'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크고 비싼 집이 좋은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더 중요한 일임을 알게 한다.

 

시골에서 올라온 달래는 허름한 주택에 산다고 왕따를 당하지만 왜 아이들이 집 때문에 차별하는지 이해를 하지 못한다. 텃밭에 맛있는 채소를 길러서 먹을 수 있고, 마음껏 물놀이도 하고, 애완동물도 키울 수 있는 자신의 집이 최고로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마음은 친구들에게 자연스럽게 전해지고 서로 마음을 열게 된다. 어른들이 그러지 말라고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들은 스스로 자기들만의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이 전혀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다.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하긴 하지만 주변 사람과 인사도 나누지 않고, 누가 사는지 알지도 못하며 사는 각박한 모습은 편한만큼 우리의 소중한 정을 잃어 버리고 있다.  어른의 시각대로 아이들의 생각까지 조정하지 말아야겠다. 그냥 그들만의 방식으로 순수하고 재미있게 살아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오늘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는 그 공간이 가장 좋은 집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물질의 풍요가 결코 행복의 척도는 아님을 알면서도 우리는 일부러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마음 따뜻해지는 그것에 눈을 돌리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