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 케인
로버트 E. 하워드 지음, 정탄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세상을 구원할 단 한명의 전사가 온다'는 글귀와 표지만 보고는 무작정 미래 사회를 연상했지만 청교도 방랑자 솔로몬 케인의 모습은 훨씬 이전의 시간인 16세기의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하나의 이야기가 아닌 여러 개의 단편과 미완성작으로 채워져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생각했던 모든 것을 깨뜨려 버리는 책이었다. 방랑자이면서 엄숙한 검객의 모습은 잘 살아 있지만 이야기 속 악령의 실체들은 모호해서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애매하다. 청교도와 이교도의 대립이 극에 달해 있어 전사의 모습은 더욱 강하게 부각이 된다. 만약에 먼저 영화를 보고 이 책을 읽었다면 그 느낌이 어땠을까 새삼 궁금해진다. 어쩌면 영화 보다 책을 먼저 접한 것이 다행인지도 모를 일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은 연유 때문이다.

 

신비롭고, 강렬한 힘이 느껴지긴 하지만 불의를 인정하지 않는 마음이 세상을 구원할 전사의 모습을 대변하기엔 왠지 배경이 약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기이한 오지를 떠돌며 악을 응징하는 모습은 상당히 묘해서 판타지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듯 하다. 판타지 그 무한한 상상력을 본다. 특히 눈으로 드러나지 않는 실체에 대한 것들에 대한 공포심을 자극하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괴기스러움이 곳곳에 담겨 있어 내내 긴장하면서 책을 읽었다. 그런 시간들을 거치고 나면 선과 악을 좀더 깊이 있게 들여다 보게 된다. 평범한 진리는 바로 세상은 선이 기본이 되어야 하고 어느 시대나 진정한 영웅의 탄생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어떤 영웅이 필요할까... 

 

웃음기 하나 없이 건조하게만 느껴지는 솔로몬 케인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악마와 유령을 가혹하게 응징하듯이 자신에게도 결코 관대하지 않다. 그저 악을 물리친다는 하나의 목표로 앞만 보며 가는 모습엔 한없는 외로움이 담겨 있다. 비운의 천재 작가 로버트 E.  하워드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침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것이 딱 맞는 표현임을 실감 할 수 있었다. 거친 힘과 야성미가 느껴지는 액션 판타지라서 남자들은 더욱 좋아 할 것 같다. 영화 속 솔로몬 케인은 어떻게 표현되었을지 모르기에 궁금해진다. 책에서 짚어내지 못한 것을 영화 속에서 발견하게 되려나.. 암튼 영화를 한번 봐야겠다. 그때 그 장면 속 대상과 느낌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면 솔로몬 케인을 좀더 이해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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