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꿀을 손가락으로 푹 찍어 먹는 듯한 즐거움이 있다.

벌 할아버지 ㅣ 세용그림동화 4
로리 크레브스 지음, 김현좌 옮김, 발레리아 시스 그림 / 세용출판 / 2010년 1월

어른인 나도 양봉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가끔 텔레비젼에서 나오는 것을 보긴 했지만 생소할 뿐이다. 언젠가 양봉 하느라 입은 옷을 보고 우주인이 나타났다고 생각했던 꼬마와 같은 마음이다. 아이에게 자연관찰을 보여 주면서 벌에 대한 정보를 알려 준 적은 있지만 이렇게 그림책으로 재미있게 보여주긴 처음이다. 벌 할아버지를 통해서 벌의 생태, 꿀을 채취하는 과정을 알 수 있다. 또한 할머니의 맛있는 파이를 만드는 레시피까지 알게 된다.

그림만 봐도 양봉의 과정을 알 수 있다. 아이에게 딱히 설명하기가 어려웠는데 그림책을 보면서 하나씩 이야기 해주다 보니 보다 쉽게 받아 들인다. 정보와 재미를 모두 담고 있는 책이라 마음에 든다. 맛있는 꿀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과정이 필요한지를 보면서 생명과 자연의 신비로움을 알게 된다. 맛있는 밥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여러 사람의 노고가 담겨 있듯이 꿀도 마찬가지이다. 자연, 생명, 그리고 사람이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이 세상이 아름다운 것이다.

벌에는 여왕벌, 일벌, 수벌이 있고, 저마다 맡은 일이 다르다는 것을 배운다. 꿀이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벌들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임을 알게 된다. 또한 그림책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직업에 대해 알려 줄 수도 있다. 어떤 일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벌치기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손자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것이다. 붕어빵처럼 닮은 할아버지와 손주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달콤한 꿀을 손가락으로 푹 찍어 먹는 듯한 즐거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