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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놀다 잘래요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01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임정은 옮김 / 시공주니어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무지개 물고기' 시리즈로 유명한 마르쿠스 피스터의 작품이예요. 무지개 물고기도 무척이나 사랑을 받았는데 이 책도 역시나 반응이 좋네요. 아기 하마의 모습이 마치 우리 아이의 모습 같아서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는 책이예요. 이야기 속에 우리집 정경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딸이라서 그런지 아빠랑 유독 사이가 각별한지라 퇴근해서 돌아오면 매일 신나게 놀아주는 아빠 때문에 매일이 즐겁거든요. 엄마는 주로 책을 읽어 주고, 아빠는 신체 놀이 담당이예요.
저녁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레슬링, 숨바꼭질을 하다 보면 아빠는 지쳐서 힘들어 하지만 아이는 에너지가 충만해서 지칠 줄을 몰라요. 잘 시간이 되었는데도 조금만 더 놀고 싶어하는 아기 하마의 모습에서 딸의 모습이 보이고, 지쳐서 골아 떨어진 아빠 하마의 모습은 신랑과 같네요. 그래서 더욱 공감하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어요. 자기 싫은 마음도 있지만 그것 보다는 아빠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는 것을 알기에 아이의 떼를 모른 척 할때도 있어요.

그림이 정말 사랑스럽죠? 이야기 속에서 엄마의 모습은 보이진 않지만 아빠와의 넘치는 사랑이 있어 부족함을 느낄 수가 없어요. 아이 보다 먼저 잠들어 버린 아빠 하마는 무척 피곤하지만 웃음을 가득 머금고 자고 있는 모습은 마냥 행복해 보여요. 이렇게 아름다운 일상을 아이와 함께 공유하면서 볼 수 있는 그림책이 있다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아이의 마음을 좀더 들여다 보게 되기도 하고, 미처 몰랐던 아이의 행동을 알게 되기도 하고요. 놀이는 항상 아빠 몫이라고 미뤘는데 이젠 놀이 엄마가 되어 봐야겠어요.
놀이동산 보다 더 즐거운 곳이 어딘지 아세요? 바로 아빠랜드예요. 멀리 가느라 힘들게 이동하지 않아도 되고, 순서를 기다리며 사람들에게 치이지 않아도 되고, 집에서 마음껏 놀 수 있는 아빠랜드야 말로 최고의 놀이터예요. 바쁜 아빠들 때문에 제대로 얼굴도 못 보는 경우도 많은데 잠깐이라도 짬을 내서 아빠랜드에서 마음껏 놀게 하면 서로에게 느끼는 거리감도 줄어들거예요. 그리고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바쁜 아빠들도 미안한 마음을 덜 수 있을 것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