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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기차 ㅣ 징검다리 동화 8
아사노 아쓰코 지음, 서혜영 옮김, 사토 마키코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가출을 해본 적이 있나 생각해보니 중학교 시절 사춘기를 겪으면서 반항 하느라 친구네 집에 하루 잔 적이 있었다. 그때를 떠올리면 참 철없다 싶지만 그 당시엔 마치 그것이 자식이 부모에게 부리는 당연한 특권으로 여겼던 것 같다. 경험하지 않으면 알지 못한다고 했던가.... 지금 그 기억을 떠올리며 부끄러워 하는 것도 이젠 내가 부모의 자리에 아이를 키우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내 아이도 자라면서 엄마에게 화가 나서 가출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가출 기차'는 일본의 대표적인 아동작가인 아사노 아쓰코의 작품이다. '가출'이라고 하면 왠지 무겁고, 어둡게 느껴지는데 이 책은 아이들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쉽게 풀어주고 있다. 게다가 가출 기차가 등장해서 좀더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제대로 확인도 않고 무조건 혼을 내는 엄마에게 화가 나서 가출을 한 사쿠라코는 가출 기차를 타게 되고. 황조롱이, 산갈치들도 승객이 된다. 사람 뿐만 아니라 새, 물고기도 가출을 한다는 설정이 재미있게 느껴진다.
전에는 가출은 일부 아이들의 일로 생각되었지만 요즘은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많이 접하게 되었다. 그런 아이들을 볼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가정이 젤 편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아이도 그렇지만 그런 상황으로 아이들을 몰아간 어른들의 행동 또한 가슴이 아프다. 이 책에 등장하는 '가출 기차'란 공간은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머물 곳을 제공하는 대상이다. 하지만 가출 기차의 최종 목적지를 생각하면 왠지 오싹한 기분이 든다. 책을 보면서도 내내 아이들이 종착지에 도착하면 어쩌나 긴장이 되었다.
아이들과 황조롱이, 산갈치가 서로의 가출 이유를 기차에 적으면서 상처 받은 마음을 이야기 하면서 이해 받으면서 꼬였던 마음들이 풀어짐을 느끼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선 왠지 코 끝이 찡해진다. 혹시 대수롭지 않게 한 말과 행동으로 내 아이가 상처 받지는 않았을까 하는 마음 때문이다. 한 편의 동화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아이들이 읽어도 좋지만 엄마도 읽으면서 아이들 마음 속을 한번 들여다 보는 것도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