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딸 콤플렉스 - 착해서 고달픈 딸들을 위한 위로의 심리학
하인즈 피터 로어 지음, 장혜경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나는 감정적 악용을 당하고 있는가?', '나는 거위치는 소녀인가?' 착한 딸 콤플렉스를 느끼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두 개의 질문에 어느 정도 수긍이 되는 것들이 있다. 안부 전화를 하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낄 때도 있고, 힘들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상 '엄마'와의 연결 고리 속에는 착한 딸, 착한 며느리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다. '나'만을 생각하는 것이 이기심 같아서 늘 자신은 뒷전이 되어 버리곤 한다. 지금 그런 상황이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는 내 딸이 나중에 그런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은연중에 '여자가..., 착하게 사는 것이 사랑받는 비결'이 되는 것처럼 딸에게 이야기 할 때가 있다. 예전에 교육 받은 대로, 혹은 자라면서 듣던 그 말을 그대로 딸에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 '엄마 팔자 닮는다'는 말은 결코 빈 말이 아닌 것이다.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늘 다른 사람의 생각과 삶이 자리를 차지한다. 좋은 사람, 착한 사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 받는 것이 행복의 기준이 될 수는 없다. 진정한 행복이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란 것을 그저 이론으로만 가르쳐 주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 보게 된다.

 

'착한 딸 콤플렉스'는 독특한 구성을 보여주는 심리 치유 에세이이다. 그림 형제의 '거위 치는 소녀' 동화로 착한 딸의 다양한 감정과 의미를 풀어 놓고 있다. 마치 프로이드의 꿈에 얽힌 정신 분석을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무 생각없이 읽었던 평범한 동화 속에 담겨진 의미들은 자못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나쁜 사람은 벌을 받고, 착한 사람은 복을 받는다는 해피엔딩 속에는 우리가 몰랐던 오류가 담겨 있다. 착해서 고달픈, 혹은 자신이 착한 딸 콤플렉스에 빠져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많은 여성들이 이 책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사뭇 궁금하다.

 

착한 딸(거위치는 소녀)이 이용하는 주 메뉴는 '죄책감', '도우미', '인정', '두려움', '설득'이다. 자신은 현재 어느 메뉴를 주로 이용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모든 메뉴를 골고루 이용하며 점점 착한 딸 콤플렉스로 상처를 받고 있을지도 모르고, 내 아이도 그렇게 자라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착한 딸을 버리는 순간 내 인생 뿐만 아니라 내 아이의 인생도 당당해질 수 있음을 생각해야겠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욕심이라고 그 누가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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