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마리오 탐정으로 부활하다.

인형, 탐정이 되다 ㅣ 인형 탐정 시리즈 1
아비코 타케마루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09년 10월

어릴적 가지고 놀던 인형이 모두가 잠들고 나면 살아서 움직일 것이라는 상상을 하곤 했했다.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인형을 찾게 되면 그 상상은 더욱 탄력을 받는다. 마음의 친구였던 인형이 어느때부터인가 공포 영화 속에 등장하는 섬뜩한 처키 인형으로 변해버린 것 같은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그것은 저마다 다른 인형의 모습 속에 담긴 신비로움때문일 것이다. 인형은 다른 모습, 분위기로 우리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그런 '인형이 추리 소설에 등장한다면 과연 어떨까?' 그런 상상을 책으로 만날 수 있다.

'인형, 탐정이 되다'는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인형이 탐정이 된다는 재미있는 발상으로 이야기는 시작되고, 과연 인형이 어떻게 추리를 하는 것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복화술사 요시오, 인형 마리오, 유치원 교사 오무츠 세 사람은 여러가지 사건을 해결해 간다. 별 다른 단서가 없는 상황에서 추리를 통해 사건을 풀어가는 모습은 흥미롭다.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세 사람의 사건을 풀어가는 방식도 재미있다. 무엇보다 사람 보다도 솔직하고 과감한 인형 마리오의 활약은 눈부시다. 

하지만 마지막 탐정 마리오가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책을 읽는 사람은 당황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좀 엉뚱하다 싶은 반전은 이야기의 질을 떨어 뜨리는 느낌이다. 뭔지 모르게 마무리를 급하게 한듯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마리오를 다시 볼 수 있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인형이 탐정이 된다는 발상만으로도 눈길을 끌었던 이 책은 정통 추리 소설이 아닌 전혀 새로운 방식의 추리 소설이다. 인형과 함께 추리하면서 생각했던 범인이 맞게 되면 나도 모르게 짜릿함을 준다. 그러면서 코믹스러움에 피식 웃게 되기도 한다.   

눈에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추리를 통해 알게 된다. 진실은 항상 우리가 소홀하게 생각해 스쳐 지나갔던 순간에 숨겨져 있다.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예측이 맞았을 때의 즐거움과 생각지도 못했던 실마리로 이야기가 풀려 갈때의 놀라움이 바로 추리 소설을 읽는 묘미일 것이다. 인형 탐정 시리즈가 앞으로 또 어떤 사건을 만나게 될지 궁금해진다. 다음 시리즈도 기대가 된다. 인형 마리오가 더 활약을 했으면 좋겠고, 요시오와 오무츠의 러브 라인도 좀더 깊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