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엄마 잘 먹겠습니다 책놀이터 3
나가사키 나쓰미 글, 하세가와 도모코 그림, 주혜란 옮김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아빠 출근하는 모습을 보지 못할까봐 안잔다고 하거나, 부녀간에 서로 영화라도 찍듯이 절절하게 배웅하는 모습을 보면 참 유난스럽다 싶으면서도 그 끈끈한 유대감이 부러울 때가 있다. 그래서 혼자 샘을 내며 '아들이라도 하나 낳아서 내 편 만들던지 해야지...' 하며 투덜거릴 때가 있다. 아기때는 잘 모르다가 조금 크니 바쁜아빠랑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적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매달리는 딸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잠시라도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아빠 엄마 잘 먹겠습니다'란 책 제목을 보면 언뜻 밥에 대한 이야기를 의미하는 것 같지만 의외로 많은 것을 담고 있다. 밥은 아빠에 대한 그림움을 담고 있고, 아빠와 함께 한 시간 속에서 느낀 소중한 감정들이 담겨 있다. 일상처럼 대하던 것들이 좀더 특별한 모습, 소리를 갖게 되는 것이다. 바쁜 부모님과 함께 하지 못하기에 혼자만의 상상 속에서 그 시간을 즐기던 아이가 우연찮게 아빠와 함께 바다를 보면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씩씩하게 '잘 먹겠습니다' 라고 외치는 아이의 말에 힘이 느껴지고, 아이들만의 생각을 살짝 들여다 본 것 같아 유쾌했다. 이제 좀더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요란하거나 화려하지 않은 글이라서 그런지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처음엔 내용과 제목이 쌩뚱 맞게 느껴져서 의아했는데 곰곰히 생각하니 단순히 먹는다는 의미 보다 삶의 활력을 찾게 된 아이의 희망이 느껴진다. 엄마와 아빠의 추억, 아빠의 일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된 아이는 부모님을 좀더 이해하게 되고, 작은 것이라도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행복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아빠들이 아이에게 읽어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는 없지만 책을 읽는 동안만이라도 서로를 바라 보고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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