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의 작지 않은 거짓말
로라 랜킨 지음, 노래하는 나무 옮김 / 애플비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딸이 좋아하는 그림책 애플비의 '루시의 작지 않은 거짓말'이예요.
아직 '거짓말'에 대한 개념이 없지만 욕심때문에 자신의 것이 아닌데도 가지고 오는 경우가 있어요. 앞집에 또래의 꼬맹이가 있는데 장난감이 워낙 많아서 그런지 딸은 신기한 장난감들 가지고 놀다가 그냥 들고 올 때가 있거든요. 아직 내꺼와 친구꺼의 구분이 없어서 자기가 가지고 놀았으니 들고 와도 된다고 생각하는... 그럴때마다 친구 것은 가져 가는 것이 아니라고, '빌려 줄래?' 해서 친구가 빌려 준다고 하면 가지고 오는 것이라고 말해줘요.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이 그런 이야기를 들려 주기에 참 좋았어요.




루시는 작은 물건들을 좋아해요. 작을수록 더 예쁘다고 생각하죠. 주머니 속엔 언제나 작은 물건들이 담겨 있어요. 아이들마다 애정을 보이는 특정 물건들이 있는데 그런 모습을 아주 잘 보여 주고 있어요.  딸도 외출할때면 항상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들을 가지고 다니려고 해서 엄마랑 소동을 벌이곤 하거든요.

 



어느날 운동장에서 놀던 루시는 아주 멋진 장난감을 발견했어요. 친구가 자신의 것이라고 달라고 하자 순간 거짓말이 나와 버리죠. 그러면서 루시가 느끼는 감정들이 상세하게 나와 있어요. 루시의 모습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그 감정을 이해하게 되는거 같아요.




글을 읽지 않아도 그림을 통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상상하고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림책의 매력인 것 같아요. 그래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요.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도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처럼 '어~ 나도 이런 적이 있었는데.... ' 하면서 그런 행동을 하면 이런 기분이 드는 거구나, 이래서 안되는구나....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일부러 이건 잘못된 행동이야 가르치려고 하기 보다는 책을 통해서 스스로 깨우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참 좋은 방법 같아요.
 
처음엔 제목을 보고 '왜 루시의 커다란 거짓말'이 아닐까 생각하다가 그렇게 딱부러지게 정의해서 말하는 것 보다는 '루시의 작지 않은 거짓말'이 생각할 여지를 더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아이가 나쁜 마음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인 실수로, 혹은 잘 몰라서 그런 행동을 하게 되니까요. 그리고 작은 물건을 좋아하는 루시가 작은 장난감으로 인해 커다란 사건으로 발전하게 된 과정을 보니 제목이 더욱 마음에 드네요.
 
자기가 한 거짓말 때문에 아무것도 재미가 없고, 좋아하는 음식도 아무 맛을 느낄 수 없는 순수한 아이의 동심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런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솔직하게 인정하고는 더할나위 없이 홀가분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아이의 행동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나쁘다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다만 아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하는 여유를 보여주었거든요. 지금 내 모습은 어떤지.... 아이의 행동을 좀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바라 보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용기있는 루시의 행동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은 엄마 마음이네요.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딸은 책에 등장한 조그마한 사진기때문에 이 책을 더욱 사랑하는 것 같아요. 책 보고 나더니 뽀로로 사진기 들고와서 엄마에게 'V'하라고 해서 포즈 잡아주느라 정신 없었네요. 목에 사진기를 걸려고 하는데 안 들어가죠? 바로 얼마전 가위로 싹둑 잘라놔서 묶어줬더니 줄이 짧아져 버렸어요.^^ 암튼 개구장이 딸때문에 하루라도 웃지 않는 날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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