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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사랑해요?
진 윌리스 지음, 얀 피언리 그림 / JCR KIDS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사실 닭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어릴적 닭을 키웠었는데 어찌나 성질이 고약하던지 모이만 주려고 문을 열어도 손을 쪼아대는 바람에 공포스러웠던 기억 때문이다. 내겐 그토록 무서운 이미지를 갖고 있던 닭이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엄마 닭과 아기 병아리는 참으로 귀엽고 사랑스럽다.
말썽꾸러기 아기 병아리는 자기가 못생겼어도, 말썽을 부려도, 친구들 사이에서 꼴등을 해도 과연 엄마가 날 사랑할까 궁금하기만 하다. 끊임없이 엄마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서 매 순간 "엄마, 나 사랑해요?"라고 묻는다. 그때마다 엄마는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하고, 네가 꼴등을 해도 내겐 언제나 일등이라고 말해준다.
모두들 자신이 사랑받고 있는지 궁금함을 느낀다. 그리고 그런 아낌없는 사랑을 확인하고 힘을 얻는다. 어른도 그러한데 아이는 그런 사랑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아이가 사랑에 목마르지 않도록 많이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동화가 좀더 인간적(?)으로 느껴진 이유는 마지막 장면때문이다. 엄마의 한없는 사랑을 확인한 아기 병아리는 너무 기뻐서 계속 소리를 지른다. 엄마 닭은 조용히 해주길 부탁하지만 아기 병아리는 더 크게 소리를 지르고 더 이상 못 참은 엄마 닭은는 큰 소리를 지르게 된다. 놀란 아기 병아리는 울면서 말썽을 부려도 여전히 사랑하냐고 묻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엄마 닭이 이런 말을 한다. "때로 화가 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지만 네가 무슨 말을 해도 어떤 행동을 해도 엄마는 항상 너를 사랑한단다." 그것이 모든 엄마들의 솔직한 마음이 아닐까 싶다.
아이를 키우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되고 점점 어른이 되어 간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돌본다는 것, 한없이 솟아나는 아이에 대한 사랑을 매순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인간으로써 화가 날때도 있고, 슬플때도 있고, 아이보다 먼저 내 감정이 앞설때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런 감정을 자연스럽게 인정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에서든 엄마가 언제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늘 느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도 잠든 아이의 모습을 들여다 보니 미안한 생각이 든다. 더 많이 사랑해줄걸, 더 많이 안아줄걸..
아침에 아이가 일어나면 꼭 안아주며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한다고 얘기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