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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안아 줄게 ㅣ 캐런 카츠 그림책 3
카렌 캐츠 지음, 엄혜숙 옮김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결혼을 하고 나서 신랑이 아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를 낳으면 어떤 아빠가 될까 살짝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왠걸 아이를 낳고 나니 전혀 다른 아빠의 모습을 보게 된다.
아이가 무엇을 해도 마냥 예뻐 보이고, 뭐든 해주지 못해서 안달인 아빠가 되었다. 오히려 너무 버릇없게 만다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될만큼...
늦은 새벽 퇴근을 해서도 아이가 잠든 모습을 꼭 봐야만 잠을 자고, 잠결에도 딸의 우는 소리가 들리면 잠꼬대로도 얼르는 시늉을 하는 것을 보면서 코 끝 찡한 감동을 느낀 적도 있다. 나한테 하던 애정 표현들이 몽땅 딸에게 옮겨가서 때론 질투를 느끼기도 하지만, 나도 마찬가지니 공평하지 않은가...^^
이 책에는 아빠가 처음 아이를 만나서 크는 동안에 느끼는 감정, 행동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그런지 책 속에 담겨 있는 아빠와 신랑의 모습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모든 아빠의 마음이 담겨 있는 책이다. 아빠와 함께 하는 까꿍 놀이, 우유를 먹고 트림 시키기, 아이가 처음 걸을때, 아이가 아플때, 재울때의 장면들 속에서 아이를 키우며 느꼈던 소소한 감정들이 새록 되살아 나는 것을 느낀다.
마지막 장에 아이를 재우다 함께 잠든 아빠와 아이의 모습이 나오는데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다. 가끔 딸이랑 신랑이 잠든 모습을 보면 똑같은 포즈를 하고 자고 있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미소가 절로 지어지곤 했었기 때문이다. 자장자장~ 자장가처럼 아이에게 들려주어도 좋다. 보너스로 숫자도 알려줄 수 있다. 열가지 이야기를 만들어도 좋고..^^
아이랑 함께 책을 보면서 역할 놀이를 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인형을 가져다가 안아주기도 하고, 춤을 추기도 하고, 잠을 재우기도 한다. 늘 보살핌을 받던 상황에서 자신이 직접 인형을 아기처럼 돌보면서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된다. 좀더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알려 줄 수 있다.
신랑도 딸에게 읽어주다 어느새 그때 감정을 느끼는지 얼굴에 미소 가득이다. 딸의 모습을 보면서 매번 짓는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빠와 딸이 함께 하는데 있어서 아주 좋은 책이다.
늘 마음은 있어도 표현하지 못하는 아빠가 잠깐의 시간을 내서 아이에게 읽어주고, 그 마음을 표현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아마 짧은 시간으로도 끈끈한 감정 교류가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
사랑해, 사랑해... 해도 해도 모자란 말 자주 하며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