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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달걀 왕 ㅣ 너른세상 그림책
오하나 지음 / 파란자전거 / 2025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에 의해 작성함]
톡, 톡, 탁. 지글지글!
첫 요리의 설렘과 두려움에 대한 추억을 담은
이야기책을 소개할께요.
추적추적 비 내리는 오후
아빠는 탄광에, 엄마는 밭에 나가시고
집에 남은 나들이와 산들이의 배 속이 요동을 쳐요.
부엌을 두리번거리던 언니 나들이의 눈에
달걀 한 판이 보여요.
엄마가 뚝딱 해주던 고소한 달걀 프라이가 생각나
석유 풍로에 불을 붙여요.
매캐한 연기가 자욱해지고 나서야 불이 붙었고,
드디어 나들이의 첫 요리를 시작해요.
심장이 쿵쿵쾅쾅, 머리는 쭈뼛쭈뼛.
잘 할 수 있을꺼란 생각과는 달리
달걀은 으스러지고, 프라이팬 밖으로 떨어져 버려요.
계속 된 시도 끝에 드디어 성공한 첫 번째 달걀 프라이.
하지만 엄마가 해 주던 거와는 달리
달걀 껍데기가 씹히네요.
예쁘게 부치고 싶어 다시 도전하다 보니
어느새 달걀 한 판이 똑 떨어졌어요.
고소한 냄새를 맡고 모여든 이웃 친구들이
너도나도 함께 하겠다며
저마다 달걀 하나씩 들고 모여요.
큼직한 오리알, 쌍알이 들은 달걀,
이제 막 달걀을 깨고 나온 병아리까지.
그러다 날이 어두어지고
집으로 돌아온 엄마의 불호령에
한바탕 야단을 맞고 나란히 벌은 섰지만,
아이들의 코 끝에 고소한 달걀 프라이 냄새가 맴돌아요.
동그란 달걀을 살살, 톡톡, 탁! 하고 깨트려
뜨거운 프라이팬에 지글지글.
별거없는 달걀 프라이지만 왜 그리 고소하고 맛있는지,
아이들도 항상 해보고 싶어하는 요리예요.
조금은 성가시기도 해 자주 기회를 주지 않았었는데
아이들에게 '처음' 이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처음 접해보는 것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
그 일을 성공하겠다는 마음으로
반복하는 도전에서 오는 재미를 보여주는
보는내내 웃음짓게 하는 그림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