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인지 가늠되지 않은 마지막 서평...알라딘 홈페이지를 접속한것이 낯설게 느껴진다. 오늘 오랜만에 아내와 딸아이가 함께 낯시간에 잠들었다. 집은 고요했고 평온했다, 창밖은 따스했고, 큰방에 따라붙은 좁디좁은 베란다는 그 햇살로 가득했다. 큰방과 베란다를 가로지르는 미닫이 유리문 넘어로 보이는 세근세근 잠든 나의 아내가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사랑스럽고 또 사랑스럽다. 때마침 노트북의 전원선의 길이가 그곳, 베란다에 겨우 들어간 엠비언트 라이트 1인용 쇼파에 다달았다. 오랜만에 그곳에서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가슴을 후벼파는 책에 대한 생각들을 글로 정리할 수 있었다.
서평을 연속으로 2개를 쓸 수 있는것도 행운이었다. 그러나 그걸로 충분했던 운명이었을까, 이내 딸아이의 잠에서 깬 울음소리가 우리 집안의 공기들을 뚫고 나의 고막을 뚜드린다. 하루가 마무리 되는 순간, 지금 나는 마지막 서평이 쓰여진 날짜를 찾아보았다. 그간 어떤일들이 있었기에 이렇게 무기력함의 냄새가 진동을 했었는지 꼬깃꼬깃 구겨져있었던 기억의 종이를 반듯이 펴보았다.
12월엔, 가장 중요했던 집안행사였던 아인이의 돌잔치 준비가 한창이었다. 그리고 서로 직장생활을 했던 우리 부부는 연말이라 이런 저런 행사가 있었다. 그리고 가장 정신적으로 믿음직했던 대화친구인 '손승민 형'의 이직이 확실 시 되었던 것같다.
1월도, 직장인 부부에겐 이런 저런 일들로 가득이었다. 물론 돌잔치 이후로는 집안 행사의 수가 확연히 줄어들면서 약간의 여유가 있었지만, 우리 집에서 육아를 봐주셨던 '인자이모'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불만이 극도로 치닫는 달이었다. 그것도 월초 부터...그리고 월말 구정을 이틀 앞두고 사직을 알렸다. 우리 부부는 멘붕이었다. 새로운 이모가 들어왔고 일년에 몇번 보지도 않는 친구들과의 술약속이 연속되었다. 거기다 집에는 취해서 들어왔다. 보나마나 뻔하지 않나...
2월. 새로운 입주형 육아 돌봄 '신애이모'가 들어왔다는걸 새삼 실감한다. 그 또한 멘붕이었다. 아인이가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빽빽 울기만 했다. 우리 부부는 미쳤었다. 그리고 날카로워졌다. 누군가가 원망스러웠고, 지금 그 시절을 되세겨보면, 스스로도 너무 책망스러웠다.
3월. 서서히 우리 가정의 가장 중심 이슈인 아인이의 평온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럼으로 우리의 '신애이모'에 대한 불만도 만물의 소생과 함께 서서히 줄었다.
4월이 도래하여, 비로써 몸과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이제는 나, 우리 부부 스스로를 반성해볼 시기가 된것이다. 그리고 그 만큼의 심적 여유도 충분해진듯하다.
그 중 가장 큰 영향은 아마도 2016년 6월에 투고했던 논문에 대한 revision을 소은이의 도움으로 마무리 했던 거라 생각한다. 사랑해 여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