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다 - 2014년 제10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이동원 지음 / 나무옆의자 / 201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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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장병들의 꼬인 군생활과 군병원 안에서의 자살과 음모를 그린 이야기다. 나의 현재 시점에서 매우 흥미로워 정말 술술술 읽어내려갔다. 사실 결론이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아 평점을 낮게 주기로 결정했다. 몇 가지 알게된 장병들의 병원생활중에 일어날 수 있는 고충들에 대해서 새삼스래 알게 되었고 그것이 지금의 나의 임무에 영향을 충분히 미칠 것이라 기대된다.

작가는 나보다 3살 많은 형이다.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우러러 보일 만큼의 감흥은 없었다.

 

=메모=

나도 '야인시대'를 좋아하진 않았다. 사람들은 폭력성이 높은 작품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지만 중요한 건 폭력의 강도보다 폭력을 다루는 방식이다. 폭력을 제대로 묘사하면 아무도 그것을 따라 하지 않는다. 맞는 자의 아픔뿐 아니라 때리는 자의 아픔까지도 표현되기 때문이다. 반면 폭력이 멋지게 혹은 우스꽝스럽게 그려질 경우 상처와 고통이 있어야 할 자리를 허세와 웃음이 대신한다. 그런 것을 보며 자란 사람은 폭력을 휘두르며 스스로를 멋지다 생각하고 아파하는 사람을 보며 웃게 된다. 나는 김두한의 발차기에 환호하는 환자들을 지나쳐 후문으로 나갔다. -p.87

 

"넌 누구 찍을 거냐?"

내가 후보들의 포스터를 보며 말했다.

"네?그건 말해주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난데없는 질문에 이지용이 웃었다.

"그럼 어떤 사람이 좋다고 생각하냐?"

이지용은 내 질문에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뭐, 정치는 잘 모르지만 저 같은 사람을 대변해줄 보통 사람이 되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우리 편

 이 돼줄 테니 말입니다."

"포스터에 실리는 사람 중에 보통 사람은 없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보통 사람이 아니니까

 저 자리까지 가는 거지."

"그럼 병장님은 어떤 사람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너는 누구 편이냐고 묻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이 옳은 것이냐고 묻는 사람.'내가 너의 편이 되어

 줄게'가 아니라 '옳은 것을 함께 지켜나가자'라고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면 괜찮지 않겠냐?"

내가 이지용을 보며 말했다.

"듣기가 좋긴 한데 그런 사람이 있겠습니까? 있다고 해도 별로 인기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 오히려 양쪽 모두에게 공격받을지도 모르지."

복도를 지난 이지용과 나는 투표장 안으로 들어가 양쪽으로 갈라졌다.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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