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더 월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공경희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이 소설은 지금 힘든 사람에게는 어느정도의 위안감과 극복을 위한 희망의 동아줄이 되고, 지금 어느정도 평안한 삶을 유지하는 사람에게는 경각심의 환기와 앞으로 있을지 모르는 위기에 적절히 대처하는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책일 것이다.

 기존의 엔터테인성향이 짙어 단순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헐리우드필름같은 픽션을 생각하고 읽기를 시작한 나로서는 의외의 독서였다.

 

 군의관 2년차 중반에 접어들면서 몇가지 힘든 일들을 격고 있는 나에게 이책은 하나의 지침서가 되었다고 생각이든다.

 태어나면서 부터 주어지는 가족환경, 고의적이지 않았던 수많은 사건과 사고들의 설정은 그야말로 하나의 인생이었다. 그것도 매우 공감되고 배울점이 많은 인생사로써 기억된다. 여기서 배울점을 득했던 나는 주인공이 위기극복을 매우 잘 해서가 아니라 타산지석으로써의 그것이다. 하나하나의 일들이 전개되면서 작가가 생각하는 인생관과 가치관이 베어 나오는 구절들이 적절히 나열되어있는데, 그것들이 모두 지금의 내가 생각하는바와 방향이 비슷하였다. 오히려 비슷하기보다 일치하였다. 그러다보니 더글라스 케네디의 다른 소설들 보다는 내 인생의 반성과 계획에 대한 생각의 이입들이 많아져 완독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감은 제법 두껍고 긴 내용의 글을 지속적으로 읽을 수 있게했던 원동력이었다. 사실 삶의 밑도 끝도 없는 나락으로 빠져드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간접경험하고 있는 독자인 나조차도 절망감에 빠져드는 좌절감이 극심해 도중에 몇번이고 쉬는 시간을 가지고서야 읽기를 지속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접했던 소설중에 가장 심했다. 앞서 삶의 지침이 되는 여러 문구들이 그러한 절망감을 극복시켜 주었지만, 단언컨데 인생의 위기와 좌절은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드려 인생을 유지함으로써 극복하는 것이었다. 주인공인 제인도 결국 스스로의 인정과 인생의 유지를 통해서 인생고를 극복하였다. 결국 작가는 인정하고 살아가라는 말을 독자들에게 강조한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인생의 지침을 알고있고 어느정도의 정답도 있다는것을 알지만, 그것을 행한다는것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지도 매우 공감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해피앤딩은 함부로 말할것이 되지 못한다.

 

메모:

P.334 (주인공 제인이 교통사고 후 정신과병동에서 재활하던 중) - 가장 인상깊은 구절...

 그레이엄 그린의 '사랑의 종말'을 꺼내 읽었다. 8년 전, 처음 읽었을 때는 감명을 받았지만 상실감을 다룬 주제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그린의 정확한 언어와 간략하고 함축적인 문장은 여전히 마음에 들었다. 그린은 소설에서 '인간은 충동적이며,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감정에 충실하려는 욕망을 포기하지 못하다.' 라고 썼다. 예리한 통찰이었고, 내게 큰 위안이 되는 말이었다. 그린이 '모든 인간은 결점이 있고, 상처가 있고, 혼돈의 삶에 질서를 부여하려는 욕망이 있다.' 라고 설파한 점도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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