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희나 작가의 책을 왠만큼 가지고 있는데 최근에 뮤지컬을 보고 와서 이 책을 구매해 읽어보았다. 표지가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ㅎㅎ 개구리의 시선으로 이루어진 이 책을 읽다보면 신기하게도 표지가 신경쓰이지 않게된다. 백희나 작가의 책은 엄마와 아이 모두 만족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엄지척이다.
사람들은 필요하다면 서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다. 인류가 최초로 동굴에 거주할 때부터, 교활함을 빼면 털도 없고 힘도 약해 무기력했던 인간들은 생존하려면 무리를 지어야 했다. 먹을 수 있는 다른 생물들이 그렇듯, 수가 많으면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걸 인간은 알고 있었다. 그러한 본능적인 지식은 중우 정치라는 개념 뒤에 숨어 있다. 집단의 뜻에 감히 반대는커녕, 집단 바깥으로 벗어나기만 해도 죽는가는 건 수천 년동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니 군중에 대항하려면 보통 용기가 필요한 게 아니다. 그건 인간 본능을 뛰어넘은 행동이니까. 나에겐 그런 용기가 없어서 그저 두려웠고, 두렵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 P248
아무 것도 알지 못할 때에는 안 보이는 것을 참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잠깐 그것들을 경험한 뒤 다시 안 보이는 상태가 된다면? 그걸 견딜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 P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