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쓴 것
조남주 지음 / 민음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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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별로 서운하지 않았다. 내 배 속에서 나온 애가 나하고는 어쩌면 저렇게 다를까 싶다가도 배 속에 품은 것은 겨우 몇 달이지만 세상으로 나와 수십 년을 살았으니까, 라고 넘긴다. 자꾸만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을 나와 똑같이 생각하려고 한다. 조금만 긴장을 놓아도 부모는 자식에 대해 거만해진다. - P254

여성 역사의 천사들은 ‘과거-현재-미래’가 동시적으로 움직이는 상호침투의 유동성이 더 두드러진다. 그래서 뒤에 오는 여성과도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걸어갈 수 있고, 앞에서 걸어가는 여성의 등에 기댈 수도 있다. ‘다가올 과거’에 대한 두려움, ‘오래된 현재’에 대한 답답함, ‘지나간 미래’에 대한 안타까움이 혼재되어 있는 시간 속에서 자신들의 시간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서로 다른 여성들의 얼굴과 등을 동시에 바라보고 있눈 것이 여성 역사의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 P336

꽃이 눈이고 눈이 꽃이다. 겨울이 봄이고 봄이 겨울이다. 언니야.

꽃눈 이미 피었고, 봄도 이미 겨울 속에 있다는 말은 반대되는 것들이 서로를 환대하기 위한 시간인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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