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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물건과 속닥속닥 - 골동품이 내게로 와 명품이 되었다
이정란 지음, 김연수 사진 / 에르디아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앞만보고 지내다가 문득 자리에 서서 생각해보면 변화의 속도가 정말 빠르다는 것을 느낀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와 사람, 그리고 물건들을 보면서 그래도 젊은 축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이 모든 것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인 때가 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젊다고 생각하는 내가 이럴진대, 우리의 어르신들은 어떠하실런지...
시대가 더욱 디저털화되고, 광속도로 발전하는 즈음에도 너무나 빠르고, 정확한 것이 싫은지,
시대와 어울리지 않게 아날로그의 추억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러다 보니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독특하게 조합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들도 보이곤 한다.
디지털의 대표인 스마트폰(or 아이패드)와 아날로그의 대표인 만년필이 함께하는 상황, 그리고,
정확성의 상징인 쿼츠나 전자시계와 기계식시계, 전자책과 종이책의 공존 등 시대가 고도로 디지털화
되어 질 수록 아날로그도 함께하곤 한다.
아마도 너무나 빠르고, 너무나 정확한 것에서, 조금 부정확하지만 여유가 있는 아날로그의 추억을
함께 하고 싶어 그런 현상이 발생하지 않나 싶다.
'이정란'이라는 작가가 이러한 현상과 맞물려 '오래된 물건과 속닥속닥'이라는 책을 썼는데,
어쩌면 현재의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것을 보여주지 않나 싶다.
이 책에 부제는 "골동품이 내게로 와 명품이 되었다."인데, 오래전부터 TV에서 봤던 '진품명품'이라는 코너와
같은 것이 아닐까 싶었지만, 책의 내용은 그것과 완전히 다르다.
우선 책에 나오는 오래된 물건은 고가의 물건이 아닌, 옛날 어렸을 적 집에서 한 두번은 봤음직한 물건들이고,
우리들 삶에서 나름대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물건들이다.
과거에는 우리에게 꼭 필요했으나, 지금은 거의 그 필요성이 없는 것들이 주로 소개되고 있는데,
잘 생각해보고 써보면 꼭 필요없지만은 않은 것들이 많다.
이 책에 소개된 것 중, 한 번 써보고 싶은 것이 번철(무쇠)로 된 프라이팬이다.
무거운 무쇠팬인데 어쩌면 최근의 테프론이나 불소코팅이 된 것보다 다소 번거로워도
맛이나 영양을 생각한다면 써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물건이 고무신이다. 과거 신발하면 '왕자표, 기차표, 범표'였는데 언제 없어졌는지 없어졌다.
그 브랜드에서 고무신도 만든 것으로 기억하는데 아마도 지금 신으면 기능성 신발같지는 않겠지만
단순한 맛에 마음 편하게 신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물론 이 책에 나오는 물건들이 실생활에 쓰는 것이 아닌 장식용도 있지만,
이러한 생활 속의 오래된 물건과 함께 한다면 아무래도 살아가는데 바쁜 과정에서도 조금의 여유를 가질수 있지 않을까 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본 후에 아버지 댁에 가서 다락에 올라가 보았다.
과연 이 책에 나오는 물건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어렸을 적에 보았던 물건들이 있어 허락을 받고 집으로 가지고 왔다.
다시금 집에 놔두고 보니 예전의 추억과 함께, 마음 한 켠에 살짝 여유와 미소가 생기는 듯 하다.
이 책의 제목처러 조금 더 관심을 가진다면 어쩌면 오래된 물건과 속닥속닥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