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은 정말로 침체되어 있다.
청년실업률이 연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너도나도 좁은 취업문을 뚫고 취업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따기위해 오늘도 도서관으로, 자격증으로, 영어학원으로 달려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자...그럼 취업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따고 나면 만사가 다 술술 해결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해보면, '아니다'이다.

노동시장이 침체되어 있는 것처럼, 최근의 경영환경은 정말로 치열한 전쟁터를 방불케하고 있으며, 잠깐의 방심이 기업의 도산을 몰고 올 수도 있는 현실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기업에서는 점차 최첨단 디지털 업무환경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과거 10명이 하던 일을 이제는 1명으로도 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었다.
또한, 워낙에 돈 되는 먹거리에는 많은 기업이 달려들다 보니, 그 경쟁력이 어마어마해졌고, 경쟁기업보다 조금이라도 더 앞서가는 기술을 개발해야 하며, 더 튀는 마케팅을 펼쳐야 생존할 수 있는 그러한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이러다보니, 그 어려운 취업의 문을 뚫고 입사한 사람들이, 더 치열한 환경에서 업무를 하게되고, 거기다 우리나라의 성실하게 열심히, 그리고 윗사람을 공경하는 문화까지 더해지는 환경에 처해지게 된다.
이는 곧, 과거에 비해 첨단화 된 환경에서도 보다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야 하고, 주말에도 눈치보면서 회사에 나와 있어야 성실한 사람으로 인정받으며, 윗사람이 퇴근하지 못하면 덩달아 퇴근 못하는 그런 문화에 처해진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주 단위나, 월 단위의 업무시간을 보면, OECD국가 중 최상위권에 있다고 한다. 결국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고 있다는 말인데, 그럼 정말로 그 많은 시간을 모두 일을 하는데 소비하고 있을까?
아마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결국 의미없이 아까운 시간을 죽이고 있는 것이 현실일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정말 제목만큼은 반가운 책을 한 권 만났다. 김정운 교수의 '노는 만큼 성공한다.'
제목만 보면 정말 파격적이다. 현실에 전혀 맞지않고, 노는 만큼 잘리기 쉬운 현실에서 이 어디 가당치도 않은 제목인가?
하지만, 김정운 교수의 다른 책을 보면 이해가 된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참 제목 멋지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수 많은 기혼 남자들의 가끔 드는 생각을 저리도 직설적으로 표현했을까 싶었는데, 책 내용은 반어법적인 표현이어서 더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난다.
저자인 김정운 교수는 최근에 앞서의 책을 출간하면서 방송에도 나오고 강연도 많이 다니는 소위 잘나가는 교수이다. 다소 친근한 외모로 날카로운 지적을 하는 그에게 어느정도 매료된 것도 사실이다.

'노는 만큼 성공한다.' 이 책은 제목만큼 잘 놀아야 성공한다.라는 그의 생각을 정리한 책이다.
지금의 나의 세대인 386세대는 학창시절부터 주입식 교육과 인성이라는 미명하에 복종을 강요당하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러다보니, 놀면 인생에서 낙오하고, 정말 열심히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야 성공하는 것처럼 믿고 있었다. 그러면서 당연히 놀줄 모르는 세대가 된 것이다.
하지만, 과거 새마을운동 시대에는 정말 안 놀고 열심히 일한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였지만, 지금의 시대는 열심히만 한다고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물론 열심히 하는 사람이 성공할 확률은 더 높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현재는 아이디어 전쟁의 시대이며, 창의적 발상이 매우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뛰어난 창의력을 가진 인재가 주목받는 시대이며, 열심히만 하는 사람보다는 '잘'하는 사람이 더 우수한 인재로 각광받는 시대이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우리나라의 노동강도에 대한 폐해와 잘 놀아야만 성공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과 함께, 어떻게 하면 잘 노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어디선가 본 바에 의하면, 훌륭한 바이올린 연주자는 연주나 연습이 끝나고 나면 늘 현을 늘여놓는다고 한다. 그래야만 중요할 때 현이 제 기능을 발휘하는데, 계속적으로 팽팽하게 당겨져 있으면 머지않아 끊어지고 만다고 한다.
결국 사람도 똑같을 것이다. 휴식이나 노는 시간을 주지않고, 너무 업무만을 시키다보면 머지않아 지쳐 포기할 것이다.
아이디어나 창의력은 쥐어 짠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머리속을 비워주고 신이 나다보면 바로 주위에서도 얻을 수 있고, 놀다가 문득 떠오를 수도 있다. 그러한 우연치 않은 산물을 위해서라도 잘 놀고, 잘 쉬어야 겠다고 생각되어진다.

이 책을 본다고 해서 단기적으로 잘 놀거나, 창의력이 갑자기 상승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 자신이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이고 더 잘 생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답변은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