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태 망태 부리붕태 - 전성태가 주운 이야기
전성태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모든 사람들에게 추억이 있겠지만, 30대를 넘어서고, 1970년대나 그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에게는 또한 공유할 수 있는 추억들이 있다. 
서울에서 살았다고 해도 서울 근교에서 살았던 나는 중랑천 뚝방에서 메뚜기나 올챙이 잡으러, 집에서 쓰던 플라스틱 소쿠리 들고 뛰어다니던 기억에서 올챙이 잡아서 개구리로 되는 것을 보겠다고 집에서 키우다가 사망한 올챙이만해도 수 백마리에 이를 것이다. 
또한, 아폴로, 쫀드기, 노가리 등으로 대변되는 학교 근처의 불량식품들과 100원어치를 팔았던 떡복이의 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지금은 각종 매스컴이나 인터넷 등으로 수영복 또는 비키니를 입은 연예인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과거에는 선데이서울이나 건강다이제스트 화보에서나 볼 수 있었고, 어른 들의 눈을 피해서 스리슬쩍 보았던 기억도 생생하다.

지금 현재에 살고 있는, 특히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이나 청소년에게는 과연 그러한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학교 끝나면 영어, 수학 학원에 또다시 저녁에는 다른 학원에 파묻히고, 집에오면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에 푹 파묻혀 사는 애들이 어찌보면 불쌍해보이기까지 하다.

가끔 이런 청소년들에게 메뚜기가 뭔지 아느냐고 물어보면, 이름은 들어보고 사진이나 곤충관에서는 봤는데, 실제로 본 적은 없다는 말을 들을 때 이것은 어린이나 청소년의 잘못이 아니라 어른들의 잘못이라고 생각된다.
어찌 될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내 자식들은 자연에서 맘껏 뛰어놀고, 건강하게 키웠으면 하는 바램 가득하다.

전성태라는 작가가 있다. 1969년 생이니까 지금 40대 초반의 작가이다. 
작가로서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이 "늑대"라는 작품으로 많은 호평을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읽어봐야 할 듯 싶다.)
이 작가가 주운(습득한)이야기라고 해서,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의어린시절의 추억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다.
이 책의 제목인 성태 망태 부리붕태가 처음에는 3명을 가리키는 줄 알았다. 성태(저자), 망태(형이나 동생), 부리붕태(이도 형이나 동생)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한 명(성태)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냥 이름 끝자에 대입하면 되는 것...재미있다. 어릴 적 했던 말과 어감과 리듬이 비슷하다.
예를 들어, 영구라고 하면, 영구 망구 부리붕구가 되는 셈이다...
책은 크게 4부로 나뉘어져있다.
세상의 큰형들(1부), 아이들의 집(2부), 풍경의 안팎(3부), 마음 얻으러 가는길(4부)...

어린시절의 아련했던 추억들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끌어내서 웃음지을 수 있었다.
제목만 보고서는 어린이들 보는 동화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추억을 떠올려주는 애틋한 산문집인줄은 읽어보고서야 알았다.
어린시절 처음 담배를 보고 피워보고 싶었던 기억들과 부모님께 했던 뻔하면서도 순진했던 거짓말, 소풍의 추억, 어린 눈으로 보았던 풍경과 사회상 등...이 책은 어린시절 그 시절의 눈으로 다시금 보게했고, 다시금 그 시절을 느끼게 해주었다.

과거 찢어지게 가난했으면서도, 동네에 나가면 친구들 동네형, 동생들과 하루종일 해 넘어가는 줄도 모르고 뛰어놀면서 웃었다.
넘어져 다치기라도 하면, 지금 같으면 아주 큰일이 나는 것처럼 했지만, 그냥 씻고 빨간약 바르면 되는 줄 알았던 그 때였다.
지금보다 많이 갖춰져 있지는 않았지만, 지금보다 아주 많이 행복했던 어린시절을 보낸 듯 하다.
그 어린시절의 추억에 다시금 미소짓게 만들어 준 책이 "성태 망태 부리붕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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