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야 도를 알았다. 명심이 있는 사람은
귀와 눈이 마음의 누가 되지 않고, 귀와 눈만을 믿
는 자는 보고 듣는 것이 더욱 섬세해져서 갈수록 병
이 된다. 명심은 너와 나를 구분하고 차별하지 않는
마음이다. 지금 내 마부는 말에 밟혀서 뒤 수레에 실
려 있다. 그래서 말의 재갈을 풀어 주고 강물에 떠서
안장 위에 무릎을 꼰 채 발을 옹송거리고 앉았다. 한
번 떨어지면 강물이다. 그땐 물을 땅이라 생각하고,
물을 옷이라 생각하고, 물을 내 몸이라 생각하고, 물
을 내 마음이라 생각하리라. 그렇게 한번 떨어질 각오를 하자 마침내 내귀에는강물 소리가 들리지 않
았다. 무릇 아홉 번이나 강을 건넜건만 아무 근심 없
이 자리에서 앉았다 누웠다 그야말로 자유자재한 경
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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