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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우주를 알아야 할 시간
이광식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깊은 산에 가면 어두운 밤 높은 탄성을 지르면서 별을 살피곤 했다. 그러한 날이 아니라면 저 하늘의 별이 어떤 형태로 있는지 어떻게 생겨났는지 나와의 관계를 생각하며 우주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오늘 이 책으로 인하여 하늘을 올려다 본다. 찬 공기의 밤하늘은 눈이 와서 천지간은 구별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내 머리 위에는 여전히 많은 별들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지천명의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나는 지구에서의 나의 삶을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이 책은 우주의 생김과 인간의 존재에 대한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질문은 인간과 거대한 우주를 연결하고 그래서 다시 플랙탈이론처럼 떠올린다. 왜 생겼을까 어떻게 생겨났을까를 고민하지만 비티켄슈타인은 세상이 어떠한가가 아니라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이 바로 신비한 사실이라고 했다. 우연스럽게 이 세상에 내가 온 것 자체가 신비이고 기적이다. 어떻게 생겨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러한 신비로움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나는 때로는 지치기도 했다. 변화라는 무엇인가? 그 변화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그것을 늘 사람 사아에서 일어나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우주를 연결지어 생각해 본적이 없다. 우주는 138억년 전에 빅뱅을 시작으로 출발한다. 그 전의 세계는 의미가 없다. 어떤 물질도 존재하지 않는 상태였다고 한다. “변화가 없는 곳엔 시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이란 물질, 곧 원자들의 운동 척도에 다름 아니다.” (59p) 최초의 물질인 수소가 생성되었고 수소는 뭉쳐서 저러한 별들을 만들었다. 수소가 헬륨으로 변화면서 에너지를 방출하고 식은 물질은 단단한 물체를 형성했다. 질량을 가진 물체는 중력을 가지게 되면 그 중력에 의하여 서로 영향을 미친다. 그 영향에 의하여 시공간과 운동이 이루어지고 균형을 찾아간다. 그러한 운동이라는 것을 자전과 공전에 의해 생기는 운동으로만 이해했다. 내가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지구는 어떤 운동을 하고 있는가? 그러고보면 내가 발 딛고 살고 있는 지구는 어떤 위치에서 어떤 운동을 하고 있는가? 이 세상에 고정되어 있는 거라곤 하나도 없다.”그러한 결과로서 지구가 행하고 있는 운동의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지구는 350m/s로 자전을 하고 30km/s로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을 한다. 태양계는 은하핵을 중심으로 220km/s로 공전을 하고, 우리은하는 다시 우주 공간을 600km/s로 공전을 하며 우주공간은 빛의 속도로 끝없이 팽창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나는 그런 운동 사이에 인간들과의 관계로 움직이고 있다. 이 무한 우주에서 인간의 크기와 의미를 생각해보면 아주 미미한 것 같다. 어디에 나를 놓아도 보이지않을 존재, 그렇지만 오늘도 상황에서 나의 존재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것은 끝없이 움직이는 사이 비우고 놓아 버리는 일을 수없이 반복하게 된다.

우주는 지금 이 순간에도 빛의 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가 사는 우주는 어제의 우주가 아니며, 내일의 우주는 오늘의 우주와는 또 다르다는 얘기다. - P45
변화가 없는 곳엔 시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이란 물질, 곧 원자들의 운동 척도에 다름 아니다. - P59
만물의 근원인 수소가 빅뱅 우주공간에 나타나 맨 처음 한 일은 뭉쳐져서 저렇게 별들을 만든 것이다. 지금 하늘에서 빛나고 있는 저 태양도 그처럼 수소가 만든 별이다. - P70
우주에는 중심과 가장자리란 게 따로 없다. 내가 있는 이 지점이 우주의 중심이라 해도 틀린 얘기가 아니다. 우주의 모든 지점은 중심이기도 하고, 가장자리이기도 하다. - P152
물체는 시공간의 모양을 결정하고, 그와 동시에 시공간의 모양은 물체의 운동을 결정한다. - P157
우리가 우주를 사색하는 것은 이러한 분별력과 자아의 존재에 대한 깨달음을 얻기 위함이다. 그것은 곧 ‘나‘를 놓아버리고 ‘나‘를 비우는 일이 아닐까. 우리 모두의 앞에 있는 죽음이라는 것도 어쩌면 우주가 ‘나‘를 비우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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