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노트 쏜살 문고
로제 마르탱 뒤 가르 지음, 정지영 옮김 / 민음사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 아무런 기교도 부리지 말고 천성을 그대로 따를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회색 노트 쏜살 문고
로제 마르탱 뒤 가르 지음, 정지영 옮김 / 민음사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이국의 땅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몰라! 둘이 함께 영원불멸한 인상들을 거두어 그것들이 아직도 생생할 때 시로 읊을 수 있다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학원에 입학해서 원하던 영어영문학을 전공하면, 보다 열심히 책을 읽고 글을 쓸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도 않네요~ 오히려 이전 대학교의 문예창작학과 학부생이었을 때 이래저래 전공 핑계 대가면서 마냥 소설책들을 읽곤 했던 것 같습니다. ㅎㅎ 첫 소논문은 더 화이트 포치라는 영미시와 리난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라는 영미희곡 두 작품으로다가 동화 속 공주와 마녀의 관계성을 딸과 어머니로 재해석하기 위해 멜라니 클라인의 이론을 끌어와서 애써 논리적인 척을 하려고 발버둥을 친 페이퍼였습니다. ㅜㅜㅜ 처음이라는 것을 감안해주셨을 교수님들께 감사의 말씀 드려요....^^,,,  

 대학원 생활도 영어공부도,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한 기회라는 것을 알면서도 3월 초부터 기분이 마냥 내려앉았는지... 그 와중에 책 같은 건 들여다볼 마음의 여유가 없어 라며..^^; 한동안 독서를 미루고 미루었는데요~. 와중에 간신히 집어든 2019년도의 첫 서적이 바로! 조이스 캐럴 오츠 작가님의 <좀비>였습니다! 조이스 캐럴 오츠의 글은 항상 저에게 미묘한 느낌이었어요~. 분명히 작품들이 매력적인데..., 서사의 힘이 강렬하고 캐릭터의 설계와 구조가 탄탄한 책임감 있는 글을 쓰는 작가임에 분명한데 왜 미묘하게 취향에 맞지 않을까, 늘 2%정도가 부족하게 다가오는 걸까?.. 특히 <이블 아이>라는 단편소설 모음집과 <나는 일어나, 날개를 펴고, 날아올랐다> (두번째 책은 제목도 별로 마음에 안 들고ㅜㅜ)라는 장편소설이 나쁘지는 않은데 썩 재밌지도 않아서 아쉬웠고, 이후 읽은 <멀베이니 가족>은 대가족 중 패트릭과 사랑스러운 매리앤이 마음에 들었다뿐 이야기가 길게 늘어지는 느낌이어서 부담스러웠으며... <대디러브>는 어둡고 충격적인 주제를 작가가 너무 충실하게 창작품에 담아 생산해준 나머지 무서울 지경이었습니다. ㅋㅋㅋ <좀비> 역시 설정이 설정이니만큼 <대디러브> 못지 않게 자극적인 글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요? 와우! 그런데 저는 <좀비>는 더도덜도 말고 적당한 스릴과 충족감을 느끼게 해 준 책이었던 듯해요. 즉 조이스 캐럴 오츠의 작품 중에서, 가장 제 마음에 든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작가의 모든 책을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라고 제가 8월 즈음에 작성했었군요!

지금은 벌써 11월입니다! 정말이지 한 해가 몹시 빨라요~.

저는 그동안 다른 책들도 접하였으므로... <좀비>가 가장 마음에 든다는 의견에 수정을 가해야 할 것 같네요~.

저는 조이스 캐럴 오츠 작가님의 작품 중에서 <카시지>가 저와 가장 잘 맞는다고 결론내렸답니다! 분량이 제법 있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술술 읽히는 작품이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작품 내에서 모든 사건의 원인인(...) 크레시다가 참 답답하면서도..., 그녀의 마음에서 공감가는 부분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에 즐거운 듯 슬펐네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사실 저는 크레시다와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저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카시지>를 읽고 작품 속에서 크레시다를 만나면서 저의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비밀스럽게 궁금해했답니다! 저에게 있어서 크레시다라는 캐릭터는 <빨간머리 앤>의 주인공 앤이, 굉장히 비뚤어지고 뒤틀려서 자라난 버전처럼 자리하고 있답니다. 앤은 물론 총명하고 사랑스러운 소녀이지만 어떠한 것에든, 깨끗한 신념과 그녀만의 향기를 풍기는 상상력이 지탱해주지 않는다면 앤은 크레시다 같은 아이로 자라날지도 모른다고 감히 상상해보았습니다. 저도 어릴 때는 빨간머리 앤만큼이나 화창한 구석이 넘치는 아이였는데 그릇이 작고 얕아 끝내는 크레시다의 그늘을 닮아버린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읽는 내도록 미운데도 미워할 수 없던 크레시다..., 어느 영혼의 어느 부분이든, 조금은 덜 아팠으면 좋겠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좁은 문 - 펭귄 클래식 펭귄클래식 5
앙드레 지드 지음, 이혜원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어머니는 제가 문학소녀이길 바라셨고, 책장 가득 책들을 채워놓아 주셨답니다. 시공사 출판사의 세계문학전집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들이었어요. 프랜시스 엘리자 버넷의 <비밀의 화원>을 읽고 작가의 꿈을 꾸던 열 살짜리 여자애가 바로 어제의 제 모습 같은데...(:

앙드레 지드의 작품들은 <좁은 문>과 <전원교향곡>이렇게 두 권이 있었답니다. 두 작품 모두 굉장히 야릇하고 슬프게 다가와서 앙드레 지드는 쓸쓸하고 이상한 사람...이라고 토라져서 생각했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매우 어렸던만큼 마냥 밝고 활기찬 이야기가 좋았거든요, <비밀의 화원>과 같이!

대학교에 들어와서야 요번 해 3월에 앙드레 지드의 <위폐범들>을 읽었고, 매력적인 글을 쓰는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기록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위폐범들>은 정말 적극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에요.(; 올해 봄과 여름, 예기치 않게 여러 일들을 겪었고, <위폐범들>이 <위폐범들>나름대로 시기적절하게 위안이 되어주었다면, 대강의 줄거리를 알고 있는 <좁은 문>역시 저의 현재 심경에 상당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라고...굳게 믿으면서 펼쳐 들었습니다. 어린이용이 아닌, 아름다운 여인의 뒷목과 그녀가 걸려고 하고 있는 목걸이의 그림이 인상적인 표지의 펭귄 클래식 판으로 읽었답니다. 도서관에서 빌리지 않은, 저의 책이었기에 안심하고 예쁜 초록색 색연필로 밑줄도 그어가며 읽었어요.

어릴 때는 제롬과 알리사의 사랑이 어째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인지 당최 이해할 수가 없었어요. 제롬도 알리사를 무척 사랑하고, 알리사도 제롬을 너무나 사랑하는데 왜 두 사람은 함께할 수 없는 것인가...? 사촌 간의 사랑이기 때문에 금기시 되어있는 사랑을 다룬 작품인가? 라고도 생각했지만 많은 외국작품을 접하고 알게 된 결과, 외국에서는 사촌끼리 사랑하고 결혼하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지요. 앙드레 지드는 실제로 사촌누이 마들렌과 사랑에 빠졌었고...

종교적 신념...저는 매일 기도를 드리고 있지만, 마치 오에 겐자부로의 종교 없는 자의 기도처럼, 딱히 종교가 있지는 않아요. 그래서 알리사의 종교적 신념을 대학생인 지금도 여전히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제롬! 네 곁에 내가 있으면 너는 그곳에 다다를 수 없어... 그곳이란 꼭 하느님의 곁뿐만이 아니더라도... 상징적 의미로 많은 것을 대입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저의 현재 상황에 맞춰가면서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그래, 우리가 같이 있으면 우리는 서로 우리보다 더 고귀하고 중요하고 소중한 것, 그 경지에 이르는 데 방해밖에 받을 게 없어.

성숙했다고 생각해도 괜찮을까요? 나름의 좁은 길로 담담히 들어섰으니, 서툴렀지만 기특했다고 생각해도 괜찮을까요? 다만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아요. 잊어야 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던 쥘리에트에게 절대로 잊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대답했던 제롬처럼...그처럼 그렇게만 여기고 잘 덮어두어요.(:

좁은 길로 들어설게, 수줍고 쓸쓸한 고백이 예쁜 물 속 하얀 조약돌처럼 언제고 언제까지나 순결하다면 무언가 정의를 알아내려 골머리를 앓지 않아도 좋을 것만 같아요. 물기처럼 나는 남아있고, 어느 따뜻한 사람은 따뜻한 그대로이길, 하루하루 모를 궁글리는 돌처럼 기도는 굳셀 거예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를 만나려고 왔어, 이 대사를 제가 아마 <너의 이름은.> 더빙판에서 들었던가요...? 저는 그 영화를 자막 버전으로밖에 보지 못하기는 했지만, 타키가 미츠하를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용을 쓰는 장면을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려주시는 분들이 계셨으므로...그 부분만 짤막하게 봤던 것 같습니다. 말이 참 슬프지 않나요? 너를 만나려고 왔어!

 

 사실 언제나 질투가 났어요. 소설이라는 특성상 가미되는 요소이겠지만, 그리고 저는 분명히 소설과 현실을 구분할 줄 아는 이성적인 사람이지만, 내가 헬이었어도 배리가 곤경에 처한 나를 구하러 와 주었을까? 내가 제이콥이었어도 단이 나에게 호감을 보이고, 힐레가 키스를 해 주었을까? 처음으로 조금쯤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날 밤에도 <노 맨스 랜드>를 팔에 안고 다녔는지 몰라요!

 

 최근에는 유튜브에서 드라마 <프로듀사>의 부분 편집을 보고 있습니다. 저는 <데미안>을 읽지 않아서 몰랐는데 이런 구절들이 있더라고요. 아이유 님의 애틋한 목소리가 더불어져서 한층 깊숙하게 다가왔는데...

 "이제 드디어 한번 인생의 한 부분을 살아보기를 나에게서 나온 무엇인가를 세상에 내놓고, 세상과 관계를 맺고 싸우게 되기를 열렬히 갈망했다. 이따금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지금, 바로 지금. 틀림없이 나의 연인이 내게로 오고 있을 거라고, 다음 길모퉁이를 지나고 있을 거라고, 다음번 창문에서 나를 부를 거라고."

 

 고맙다는 말을 이미 했지만 또 하고 싶었고 인생에서 한 부분이나마 정말 소설 같았습니다. 너를 만나려고 왔어, 조금쯤 늦은 인사가 잎사귀처럼 마음에서 빙그르르 떠오르네요. 무심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만나러 가고 있고, 만나러 오고 있을 거예요. 이번에야말로 절실하게 느꼈답니다. 약간은 흰 겨울같이 싸한 봄 새벽이 드맑았었고 이제는 짓궂은 장마까지 대동하면서 여름은 요동치지만 누군가를 닮은 가을이 오고, 날카롭게 반짝거리는 겨울이 마침내 와도 어느 5월은 스러지지 않을 거예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