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나려고 왔어, 이 대사를 제가 아마 <너의 이름은.> 더빙판에서 들었던가요...? 저는 그 영화를 자막 버전으로밖에 보지 못하기는 했지만, 타키가 미츠하를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용을 쓰는 장면을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려주시는 분들이 계셨으므로...그 부분만 짤막하게 봤던 것 같습니다. 말이 참 슬프지 않나요? 너를 만나려고 왔어!

 

 사실 언제나 질투가 났어요. 소설이라는 특성상 가미되는 요소이겠지만, 그리고 저는 분명히 소설과 현실을 구분할 줄 아는 이성적인 사람이지만, 내가 헬이었어도 배리가 곤경에 처한 나를 구하러 와 주었을까? 내가 제이콥이었어도 단이 나에게 호감을 보이고, 힐레가 키스를 해 주었을까? 처음으로 조금쯤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날 밤에도 <노 맨스 랜드>를 팔에 안고 다녔는지 몰라요!

 

 최근에는 유튜브에서 드라마 <프로듀사>의 부분 편집을 보고 있습니다. 저는 <데미안>을 읽지 않아서 몰랐는데 이런 구절들이 있더라고요. 아이유 님의 애틋한 목소리가 더불어져서 한층 깊숙하게 다가왔는데...

 "이제 드디어 한번 인생의 한 부분을 살아보기를 나에게서 나온 무엇인가를 세상에 내놓고, 세상과 관계를 맺고 싸우게 되기를 열렬히 갈망했다. 이따금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지금, 바로 지금. 틀림없이 나의 연인이 내게로 오고 있을 거라고, 다음 길모퉁이를 지나고 있을 거라고, 다음번 창문에서 나를 부를 거라고."

 

 고맙다는 말을 이미 했지만 또 하고 싶었고 인생에서 한 부분이나마 정말 소설 같았습니다. 너를 만나려고 왔어, 조금쯤 늦은 인사가 잎사귀처럼 마음에서 빙그르르 떠오르네요. 무심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만나러 가고 있고, 만나러 오고 있을 거예요. 이번에야말로 절실하게 느꼈답니다. 약간은 흰 겨울같이 싸한 봄 새벽이 드맑았었고 이제는 짓궂은 장마까지 대동하면서 여름은 요동치지만 누군가를 닮은 가을이 오고, 날카롭게 반짝거리는 겨울이 마침내 와도 어느 5월은 스러지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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