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 - 고통을 옮기는 자, 개정판
조예은 지음 / 북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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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사이비 교주 형제에게 납치당해 낡은 교회 건물 뒤쪽의 오두막에서 처참한 생활을 하고 있는 형제가 있다. 그들의 이름은 찬과 란. 형인 찬에게는 고통을 옮기는 능력이 있는데 왜, 언제 그런 능력이 찬에게 생긴지는 아무도 모른다. 본인만이 그 능력을 알고 있는 와중에 형제가 탈출에 실패한 날, 사이비 교주인 한승목에게 맞아 죽을 뻔한 형제. 동생이 고통으로 무참히 쓰러져 있는 걸 두고 볼 수만 없던 찬은 동생 란이 가지고 있는 고통을 한승목에게 옮기는 과정에서 한승목 동생인 한승태에게 목격되고 만다.

탈출은 실패로 끝났고 한승목과 한승태에게 찬이라는 인물은 돈줄이었기 때문에 계속 찬을 이용하여 돈을 벌고 교주인 한승목은 신적인 존재로 추앙받는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가진 한승목 형제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유명한 국회의원의 병을 납치한 아이에게 옮겨 막대한 돈을 받으며 자신들의 욕심을 채워 나간다. 찬은 불쌍한 아이들이 이유도 없이 병을 얻고 죽어나가는 것에 죄책감이 들었지만 안하겠다고 하면 한승목 형제가 란을 죽이겠다고 협박하여 어쩔수 없이 그들의 명령에 따를 수 밖에 없다.

"고통은 타인에게 옮겨질 뿐 줄거나 커지거나 사라지지 않았다."
시프트 p.124

찬의 이 기적 같은 능력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차라리 찬의 능력이 타인의 병을 없애는 것이라면 좋았을 텐데 고통을 타인에게 옮겨 주는 것이라니.

이야기 후반은 란의 복수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찬이 자신을 구하다가 죽었기 때문에 란은 형의 죽음이 자신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한승목 형제에게 복수하는 일에 매진한다. 찬이 죽으면서 그의 능력이 란에게 그대로 옮겨왔기 때문에 란에게도 고통을 옮기는 능력이 생기고 란은 이 능력을 이용해서 복수할 날만을 기다린다.

한승목 형제에 이어 부패한 국회의원을 이창 형사와 함께 손잡고 처단하는 란. 이창 형사의 조카인 채린이의 병을 국회의원에게 옮기는 과정은 통쾌하면서도 아슬아슬하다. 이창 형사에게도 조카 채린이를 위해서 란은 필요한 존재였지만 란을 회유하는 과정이 강압적이거나 이기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란은 이창 형사에게 마음을 연 것이 아닐까. 지난날, 찬과 란 때문에 죄 없는 아이들이 죽어간 것에 마음이 괴로워 채린을 꼭 구하고 싶었던 것 같다.

찬의 능력이 란에게 시프트 된 것은 왜일까. 이 부분은 개연성이 조금 떨어지고 억지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나에게, 혹은 내 주변인들에게 그러한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 기적을 행하는 이 능력이 축복으로 환영받을지, 저주가 되어 불행을 끼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독특하고 신선한 소재인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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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거미의 이치 - 하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교고쿠 나츠히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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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다 읽었다. 범인이 의외의 인물!! 신화와 요괴, 종교적 장광설은 읽어도 무슨말인지 모르겠고 내가 뭘 읽은건지 아직도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지만 읽는 내내 거미줄에 걸린 듯 빠져 나올 수 없는 스토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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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거미의 이치 - 중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교고쿠 나츠히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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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상편보다 이야기 전개가 빨라서 좋다. 무당거미의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있는데 그 뜻이 슬프면서도 섬뜩하다. 인물들간의 대화시 언어유희, 추젠지의 티키타카 대화법이 재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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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엘리트들은 사주를 보는가? - 서울대 출신 IT 전문가가 알려주는 사주풀이
김대영 지음 / 어깨위망원경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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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사주나 타로를 보러 간다던가 점집이나 철학관 같은 곳에 기웃거린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한창 사주카페나 타로카페가 성행했을 때는 몇몇 유명한 곳은 예약하고도 몇 개월이나 기다려야 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동양 사상과 한자 문화권에 속해 있기 때문인지 사주팔자로 길흉화복을 알고 미리 대비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듯하다. 나 역시 사주를 맹신하는 편은 아니나, 신년이 되면 올해 운세는 어떨지 궁금해서 괜히 만세력을 보기도 하고 내 일주에 해당하는 글들을 구글링해 보기도 한다.

사주라는 학문은 어렵고 공부도 아주 많이 해야 한다고 알고 있다. 그래서 당연히 이 책 한 권을 읽는다고 사주에 정통해지지 않는다. 적어도 만세력에서 본인의 일주와 오행은 읽을 수 있어야 페이지가 술술 넘어갈 것이다. 요즘은 만세력 앱이 잘 되어 있으니 다행이다. 저자는 기초 입문자들을 위해 쉽게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으니, 꼭 만세력 앱을 통해 본인이나 가족 등의 사주를 보면서 같이 비교하고 해석해 보는 것이 좋다. 나의 사주를 내가 해석할 뿐 아니라 가족이나 지인의 사주까지 같이 보게 된다면 얼마나 멋지고 뿌듯할까. 사주를 통해 미래뿐만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성격의 본질적인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하니,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학문이다.

나는 십성의 상생과 상극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다. 십성 중에 어느 한,두 개가 없거나 지나치게 많으면 안 좋은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내 사주가 신약한지 신강인지에 따라, 혹은 용신의 유무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 것이었다. 그동안 수박 겉 핥기로 만세력을 풀이하고 있었다는 뜻이겠지. 나는 이 책이 사주풀이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지 않아서 좋다. 통 무슨 말인지 모를 어려운 사주 책이 많아서 사주 명리학을 공부하다가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사주가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지를 이해하고 내 인생을 어느 방향으로 설계할 것인가를 어렴풋이 떠올리게 된다면 이 책은 나에게 쓸모를 다한 것이다. 사주 책 한 권으로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자. 간단 명료한 설명과 많은 예시들이 있으니 사주 입문자에게 딱이다.

뒷장쯤에는 출산 택일하는 법, 내 기질과 배우자를 알 수 있는 일주론 등이 나온다. 목차를 보고 내가 흥미 있어 하는 부분을 먼저 읽어도 좋고 사주에 박식한 사람은 이미 아는 내용이라면 패스해도 무방하다. 저자는 사주 덕분에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것이 편해졌고 인간ㅏ관계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사주라는 학문은 인내와 의지가 강하지 않고서야 선뜻 파고들 학문이 아니라고 하는데 내 운명이나 사주팔자 정도는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가볍게 사주를 알고 싶은 분, 재미나 심심풀이로 가족이나 지인들의 사주를 보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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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리시타 호가 곧 출발합니다
비르지니 그리말디 지음, 지연리 옮김 / 저녁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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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프랑스 소설은 실로 오랜만에 접한다. 한창 기욤 뮈소 소설에 빠져 프랑스 소설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유머에 취해 있었던 나날이 떠오른다. 이 책은 2015년에 남은 생의 첫날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적이 있다. 남은 생의 첫날이라는 문구는 책에서도 계속 언급될 정도로 책에서 가지는 의미가 큰데, 개정되면서 제목이 바뀌다니 흔치 않은 일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펠리시타 호가 곧 출발합니다라는 제목이 더 맘에 들고 개정된 책표지는 더욱 맘에 든다.

곧 40대를 앞둔, 평범한 가정주부 마리는 펠리시타 호라는 여객선에 혼자 오른다. 무관심하고 가정에 소홀한, 시도 때도 없이 바람을 피우는 남편에게 지쳐 다시는 사랑 따윈 안 하리라 마음먹고 고독을 즐기겠노라 다짐하며 혼자만의 여행길에 오른 것인데, 이 여객선은 무려 석 달 동안 7개의 바다를 건너 30개가 넘는 나라에 도착한다. 남편 일은 안됐지만 마리가 진정 부러운 순간이다. 마리는 여행하는 동안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겠노라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자신을 돌아보고 싶었는데 어디 인생이 마음대로 되던가. 그녀는 여객선에서 안과 카미유라는 진정한 친구들을 얻을 뿐 아니라 운명의 남자를 만나게 된다. 심지어 그 운명의 남자는 마리와의 첫 만남에서 무례하게 행동해서 마리의 첫인상에는 나쁜 남자로 기억되는데, 이 나쁜 남자가 나중에 마리랑 어떤 관계로 향할지가 흥미진진하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을 가진 남자 사냥꾼 카미유. 25살이지만 마리와 안의 여행 친구로서 모자람이 없는 배려심과 특유의 유머를 가진 순수한 사람이다. 동정심 때문에 예전 회사에서 잘릴 위기에 처하고, 몰래 쓰고 있는 블로그가 유명세를 치르는 바람에 마음고생을 하기도 하지만 카미유도 여행지에서 진정한 인연을 만나 더 이상 방황하지 않고 인생의 짝을 찾게 된다. 이쯤 되면 펠리시타 호는 고독을 가장해서 혼자 여행길에 오르게 하고 짝을 찾아주는 사랑의 배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 배에 오르는 사람들에게는 큰 용기와 결심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각자 사연이 있겠지만 안정된 직장과 평온한 일상, 보고 싶은 가족들과 친구를 뒤로 한 채 혼자 배에 오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니까 말이다. 여행을 끝마쳤을 때에 이전과는 다른 삶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더 나빠질 것도 없는 삶의 끝자락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마음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펠리시타 호는 적절한 도피처가 되어주었다. 건강염려증과 고소공포증을 갖고 있는 안은 이 여행을 통해 높은 절벽과 고층 빌딩, 스노클링등을 경험하는 익사이팅한 순간을 맞이한다. 물론 혼자서는 절대 무리였을 것이다. 안은 60대이지만 여행지마다 엽서를 사서 남편에게 부치는 소녀 같은 마음을 가진, 밤마다 강아지 인형을 안고 자는 귀여운 할머니이다.

시공간과 나이를 초월한 세 여자의 우정. 세 여자들이 각자의 짝을 찾고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과정들을 보고 있으니 나 역시 흐뭇해지면서 행복해진다. 80세 노년의 나이에도 사랑에 다시 빠진 이블린을 포함해서 세 여인의 밝은 미래와 행복을 보고 있으니 내 마음도 설레면서 몽글몽글해진다. 이 소설을 통해 깨달은 건 두 가지. 한 가지는 여행은 언제 어느 때 가도 참 좋다는 것. 삶은 예측할 수 없으니 여행의 끝에 무엇이 기다릴지 우리는 알 수 없다. 혼자 여행을 가든,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을 가든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두 번째는 우정도, 사랑도 나이는 상관없다는 것. 마음을 열고 진실하게 대하면 그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타인에게 상처받지만 결국 그 상처를 치료하는 것도 타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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