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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들 - 돈과 기름의 땅, 오일샌드에서 보낸 2년
케이트 비턴 지음, 김희진 옮김 / 김영사 / 2024년 3월
평점 :
책장이 금방금방 넘어가지만
소소하거나 가벼운 책은 아니다.
그리고 인물들의 대사가 적나라해
날것 그대로의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만화책과 거의 유사한 그래픽 노블이긴 하지만
부피가 크고 두꺼운, 은근 벽돌책이어서
얼마 만에 다 읽을지 감이 잘 안 잡혔는데
내용이 흥미진진하고 그림체가 단순 친근해
하루 사이에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림체가 낯익었던 것도 한몫했다.
꽤 오래전에 직장인들에게 크게 공감받았던
<삼우실>이라는 웹툰이 있는데
(김효은 글, 강인경 그림)
두 작품의 그림체가 서로 비슷해
전 직장에서 울고 웃으면서 읽었던
이 만화와의 추억을 다시 새길 수도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지내는 듯 혼자인
타지 생활하느라 고생하는 사회 초년생‘
’남성 동료들의 구시대적 젠더 의식과 여성 혐오에
하루가 멀다 하고 좌충우돌 맞서는 여성‘
’학자금 대출 만기 일자가 점점 다가오고
문송(문과라서 죄송)한 서민이라
짧고 굵게 돈 벌려고 험지로 떠난 청년‘
’오일샌드 채굴 현장에서 벌어지는
삶의 애환과 고립감, 환경 파괴
그 안에서 엿볼 수 있는 자연의 방대함‘
*오일샌드: 점토나 모래물 등에
중질 원유가 10% 이상 함유된 것
오늘날 대한민국 청년들의 군상과
여러 측면에서 교집합을 형성하는 책이다.
그래서 질량 보존의 법칙을 생각나게도 하고
이 소설이 펼쳐 보이는 여러 시사점들 중에서
특히 마음이 가는 1~2가지를 선택해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읽어도 좋을 것이다.
산유국의 석유 산업 이야기가 낯설어도
그리고 캐나다가 산유국이라는 사실을
이 책이 아니었으면 쭈욱 모르지 않았을까.
검색해 보니 미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4위 산유국이었다. (2023년 기준)
수십 년 전 중동에 파견 나가셨던 분들 아니면
비산유국인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에서는
책에서 등장하는 환경이 처음에는 낯설 것이다.
그러나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포인트들이 여러 있어
이내 집중해서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출판사의 지원을 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