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왜 사느냐 묻는다면
미나미 지키사이 지음, 백운숙 옮김 / 서사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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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분석하기만 해도
내 문제들이 저 뒤로 갈 수 있다는 것을
관조적이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알려준다.

●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자꾸만 발목을 붙잡히는 사람

● 무언가에 자꾸만 미련이 남아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사람

● '저 XX가 도대체 왜 저럴까?'를
하루에도 수십 번씩 생각하며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

● 영원한 이별을 맞이한 후
여전히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

● 문제를 어떻게든 개선하고 싶은데
잘 되기는커녕 점입가경을 향하는 사람

● 좌절감 때문에 마음이 동강나서
도저히 이어붙여질 것 같지 않은 사람

● 지나간 일이 자꾸만 후화돼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계속 억장만 무너지고 있는 사람 등

세상을 살아가며 겪는 번민들 앞에서
마음이 괴롭고 지친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어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갑갑함, 괴로움, 공허함, 불안, 좌절 등
나를 마음고생시키는 감정들을
좀 더 객관적이고 유연하게 대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표지 또한 인상적이다.
특별한 사건 없어 보이는
보통의 일상을 담은 이미지면서도
'나는 지금도 숨 쉬고 있고
내일도 숨 쉬고 있고
그러다 언젠가 찾아올
마지막 날을 담담히 맞이하겠다'
라고 말하는 듯한 산뜻함과 결연함이
동시에 느껴지기도 한다.

책을 읽는 동안
라인홀트 니버의 <평온의 기도>가
자주 떠오르기도 했다.

'신이시여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평온함을 주시고
'제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를 주소서
그리고 그 둘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제게 주시옵소서'

한편으로는
내가 성당을 다니는 이유에 대해
혹시 나도 이랬던 적은 없었는지
성찰과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pg.110 그러나 절의 기운을 빌려
치유받으려는 목적으로 절을 찾는다면
거래와 무엇이 다른가. 자기에게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하면서 하는 행동으로
평정심을 되찾을 수는 없다.

타인에게 과도한 기대를 하지 말자고
누군가를 통해 내 뭔가를 이루려 하지 말자고
인간관계에서 욕심을 내려놓자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질 수도 있었다.

pg.131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남이 나를 무슨 수로 안단 말인가. (…)
혹시 누군가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한다면
또는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해다.

글을 마무리하며 다시 정리하자면
'비움과 내려놓음의 미학'이라는 메시지를
가볍게, 그러나 확실하게 콕 전달하는 책이다.
또, 너무 심오하거나 뜬구름 잡는 내용도 없어서
시종일관 명경지수의 마음을 유지하며
편안한 가르침을 받듯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비움, 그리고 내려놓음.
어쩌면 사랑과 함께
종교와 문화를 초월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가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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