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는 모두 꽃, 그저 다른 꽃 - 숲에서 만나는 마음 치유 Self Forest Therapy
최정순 지음 / 황소걸음 / 2022년 8월
평점 :
"내 좌우명 '종심소욕불유구'가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던 책"
"나 홀로 휴양림에 가서 다시 읽어 보고 싶은 책"
"아유르베다를 처음 알게 해준 책"
야생화를 보면, 특히 겨울철 야생화를 보면 '너는 모진 삶 참 잘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대견스러워진다.
함께 자란 친구들 중 어떤 꽃은 행인이 꺾어갔을 것이다. 또 어떤 꽃들은 누군가 자기도 모르게 밟아 일찍 삶을 다했을 것이다. 돌담을 비집고 나온 한 송이 꽃은 그 누구와도 함께하지 못한 채 오로지 자기 생명력 하나에만 의지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도 든다. 과욕을 부리다 결국 부서지는 사람들이 있다. 길가의 꽃들 중에도, 숲속의 나무들 중에도 그런 생명체들이 있을까? '없을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다가 화분에서 자라는 스투키와 논의 벼가 떠올랐다.
화분에 스투키가 너무 빽빽해도, 논에 벼를 너무 많이 심어도 한정된 영양분을 서로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한 경쟁을 하게 된다. 나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숲에 나무들이 너무 빽빽하면 영양분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사파리 동물들처럼 세력을 다투다 결국 말라죽는 나무들이 생길 것이다.
침엽수와 활엽수의 환경 차이도 생각난다. 활엽수는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기에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양분이 적다. 이렇게 힘겹게 얻은 양분을 그나마 효율적으로 지키려면 잎이 차지하는 몫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인류 역시 한정된 각종 자원들을 자기 것으로 차지하기 위해 늘 경쟁을 벌여 왔다. 다만 식물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식물들은 자기들 살자고 생태계를 파괴한 적이 없다. 지구를 몸살 앓게 하지도 않았다.
생존을 넘어서, 더 많은 것들을 차지하기 위해 우리는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다 결국 지구를 병들게 했다. 무슨 영생을 누리자고 그동안 과욕을 부려 온 것일까. 심지어 욕심부린 사람들 따로, 피해가 떠넘겨진 사람들 따로다. 이상기후로 인한 대형 재해 현장에서, 그곳 사람들의 몫은 과연 얼마나 될까.
인간 군상의 여러 모습이 떠오르는 한편, 이 책을 숲속 자연휴양림에 혼자 들어가서 다시 한번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숲속에서 이 책을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이 책의 내용이 더욱 와닿으면서, 책 속 감성들을 보다 촉촉하게 느끼게 되려나🤔
pg.127 오랫동안 영업하던 관광호텔이 무슨 사정으로 폐업하고 섬을 떠났는데, 섬에 사는 갈매기들이 모두 굶어 죽었답니다. 그 섬의 갈매기들이 대대로 그 호텔 음식물 쓰레기를 먹다 보니 사냥하는 방법을 몰라 굶어 죽은 겁니다. 야생성을 잃은 갈매기의 최후입니다.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게 슬픕니다.
pg.166 씨앗이 땅에 뿌리를 내리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면 도시의 보도블록 틈에 피어난 민들레나 돌담 틈에 뿌리 내린 오동나무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 되고, 세상에 뿌리를 내린 자체가 축복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궁금한 것: 우리는 자연에서 무엇을 느끼기에 꾸밈 없음, 작위적이지 않음 등을 '자연스럽다'라고 말하는 것일까? 우리가 '초록 냄새'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찬미받으소서>
(프란치스코 교황)
*함께 보면 좋은 영화: <리틀포레스트>(임순례)
*함께 들으면 좋은 노래: <소로>(심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