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가 XXX였던 건에 대하여
정해연 외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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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저 아이돌은 무대 아래에서 어떤 모습일까’


내가 아이돌 덕질을 할 때 가장 궁금했던 것이었다. 무대 위의 아이돌들은 하나같이 멋지고 빛이 났다. 그런 이들을 동경하다보니, 그 사람의 모든 것이 궁금해졌다. 무대 아래의 그 사람들은 어떤 모습일까

요즘은 생활밀착형 예능과 자체 예능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무대 밖 아이돌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그렇지만 근원적인 궁금증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카메라 하나 있지 않은 공간에서도 그들은 같은 모습일까? 나는 아닌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아이돌이 지닌 무대 아래에서의 본모습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최애가 XXX였던 건에 대하여』는 아이돌을 주제로 한 단편 소설 4개가 수록된 앤솔로지다. 정해연, 김아직, 정명섭, 박지선 총 4분의 작가님이 참여했고 각각 다른 소재의 다양한 매력을 지닌 이야기들이다. 특유의 예리한 감으로 아이돌과 그림자 형사 투잡을 뛰고 있는 예리, 망한 아이돌 그룹의 메인보컬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우주 행성까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하러 나선 선유, PMC(민간군사기업의 약칭)라는 명칭 때문에 서사하라를 지켜줄 영웅으로 오해받고 만 군필 남자아이돌 그룹, 대를 이어 내려져오는 퇴마사라는 의무를 수행하고 눈물을 마시는 요괴를 쓰러트리려는 퇴마 아이돌(?)지안까지.

아이돌이라는 직업 이외에도 그들에게 주어진 삶의 과업은 마냥 쉽지가 않다. 그리고 그들에게 주어지는 문제들도. 예리는 함께 꿈을 키운 동료 나나를 살해한 자를 찾아야 했고, 선유는 월클 남돌의 팬들로부터 받을 무수한 질타를 감당하며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한 몫을 해내야 했다. PMC는 그저 사막 배경으로 죽여주는 뮤비를 찍고 싶었을 뿐인데 한 지역을 지켜야만 하는 기대를 받아버렸고, 지안은 자신을 퇴마사로 길러준 할아버지조차 이기지 못한 존재와 맞서야 한다.

각각의 스토리들은 재밌는 동시에 아이돌이라는 이름 너머의 이들을 사랑하게 만든다.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사랑한 인물은 선유이다. 선유는 정말 너무나도 따뜻한 사람이어서 거대한 촉수가 드글거리는 외계 생명체(크럼)라고 하더라도 인류가 발견하지 못한 그들만의 특성을 알아봐준다. 선유가 눈물을 마구 흘리며 본인 그룹 ‘일루언’의 소개 멘트를 치고, 크럼들에게 무작정 뛰어든 장면은 정말이지 눈물이 났다….

아이돌이라는 반짝이는 이름은 동시에 무거운 기대감을 어깨에 얹어주기도 한다. 아마 자신의 본모습과 다르게 과중한 기대를 받거나, 다른 이들은 모르는 자신만의 과업을 해결해야만 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4가지의 이야기가 유쾌한 위로로 다가오지 않을까

아이돌 팬의 마음으로 보았다가 예리, 선유, PMC, 지안 이라는 그 각각의 인물들에게 푹 빠졌던 책이다. 그들을 보며 우리 안에도 있던 이중적인 모습을 찾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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