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사라다
차정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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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달짝찌근한 것에 비유해야만 설명이 되는 감정들이 있다. 감각 또한 마찬가지이다. 뙤약볕 속에서 그 마음을 꺼내는 것은 꽁꽁 얼려둔 과일을 생으로 내보이는 것과 같아서 그것들이 녹아 내 손 위에 끈적하게 녹아붙을 것을 각오해야만 한다.

『에어컨 사라다』 속 시들은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어떤 사랑은 혀 위에서 발음됨과 동시에 짓뭉개지기도 하고, 겨우 존재를 인식한 순간에 녹아 없어지기도 한다. 때로는 상대로부터 간질거리는 응답을 받기도 한다. 사랑을 생생히 느끼든, 어렴풋이 느끼기만 하든 독자들은 자신을 조각내어 한 그릇에 모은다.

시집을 읽는 내내 ‘아 이래서 에어컨 사라다가 제목인걸까?’하며 괜히 표지를 보기도 했다. 표지 속 반투명한 과일들의 모습이 뒤섞인 것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나의 감정을 또 다른 이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여름에 에어컨 바람을 쐬며, 뜨겁게 녹을 것 같은 감정을 달큰한 과일로 표현한 감각들이 재밌게 느껴졌다. 필사를 하며 그것을 되새기기도 하고, 몇 번씩 읽으며 머릿속에 스스로 떠올려보기도 했다. 어떻게 즐기든 사랑의 줄기 하나하나를 느껴볼 수 있는 시집이다.

여름에만 맛볼 수 있는 과일이 있듯, 뜨겁게 익는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차정은 시인만의 감각적인 세상으로 느낀 감정들은 새로워서, 지금껏 맛본 과일의 다른 온도를 체험하는 듯하다.

뜨거운 여름의 한 가운데에서
차정은 시인이 이야기하는 사랑을 꼭 맛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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