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대연쇄
단요 지음 / 사계절 / 202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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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단요 작가님이라는 이름만 보고서 너무 보고 싶었던 책이다. 익숙해진 나머지 우리가 품었던 의문조차도 흐려져서 발생한 지점들을 짚어내고, 그로 인해 발생했던 문제들을 이야기로 재미있게 풀어내신 부분들이 좋았다. 그러한 점들 때문에 SF장르인 이번 <존재의 대연쇄>가 더욱 기대가 되었다. SF란 본래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을테고, 살아보지 않은 시대를 작가님의 시선으로 빌려서 보는 일은 무척 재미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소설까지 다 읽고 나니 내가 기대한 부분과는 조금 다른 소설이었다. 긍정적인 의미로. 오히려 SF는 막연한 미래의 일이라 생각한 내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생각해보면 현재의 것을 모두 안고가는 것이 미래일텐데 나는 어째서 이 둘을 분리해 보고 있었던 것일까.

『존재의 대연쇄』 는 총 6개의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존재의 대연쇄>는 수록된 소설의 한 제목이기도 하다. 다섯 가지 모두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버지 유품 정리를 하다가 발견한 전화로부터 로마 황제의 음성을 듣게 되는 <사랑하는 신의 생일>, 유령 기린 사이에서 자신의 삶과 알아채지 못한 비애를 읽어가는 <세상의 이름은 기린>, 적외선 시선을 가진 역사 속 인물들의 족적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는 <어떤 구원도 충분하지 않다>, 사고가 난 딸과 AI로 기억되는 그의 모습에 관한 <빛 속에>….

그리고 감히 창조주가 되어보려 세상을 프로그래밍한 인간의 이야기인 < 존재의 대연쇄>와 <격자 공간 제어 지침서>이다. 개인적으로 <존재의 대연쇄>와 <격자 공간 제어 지침서>는 이어지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손에 끌리는 대로 이야기를 읽어나간다고 하더라도 이 둘은 꼭 함께 두고 읽었으면 한다. 그래야 <존재의 대연쇄> 속 격자 공간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더 읽어나갈 수 있다.

다섯 작품 모두 다양한 배경을 하고 있지만 종교, 미래, 기술, 인간이라는 네가지 키워드로 묶이기에는 충분한 작품들이다. 나는 이 중에서도 종교라는 키워드가 강하게 드러난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종교가 없는 사람들은 조금 낯선 이야기들도 있을 듯 하다. 하지만 무교라 하더라도 인간이 신을 믿는 행위 자체에 한 번이라도 궁금증을 가져보았던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즐겨볼 수 있다.

배경만 다를 뿐 어쩌면 현재의 이야기일지도 모르는 날카로운 이야기들이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다. SF를 읽고 이토록 다양한 생각이 들었던 적은 처음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익히 알고 있는 기술적인 개념들도 등장해 더욱 현실감이 느껴졌다. 그런 이야기 사이에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촘촘하게 배여 있어서 친구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면서 보기에 더 좋은 책이라 느꼈다. 거센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나누는 대화들은 평화롭게 책을 읽고 있는 내게도 전해져서 인덱스를 여러번 붙였다.

신은 무엇이며 인류의 종말은 어떠한가. 절망적인 소식을 신이 건네는 음성을 들었을 때, 낮과 밤조차 불분명한 시대에 모두를 잃고 죽음을 맞이한 순간에, 신의 탄생과 그가 내미는 구원에 무료함을 느낀다는 것에, 세상을 모두 제 손으로 종말시키겠다는 결심이 차오르는 순간에…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리고 세상의 탄생과 종말은 애초에 누구의 손에서 탄생했다고 볼 수 있을까? 책 속 인물들의 선택과 우리의 생각을 비교해보면 더욱 재미있을 책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들었다가 여러 생각에 빨리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해보고 싶어지는 작품이었다.

SF 속 미래는 우리가 남긴 현재의 과업이 그대로 이어져간다는 것이 새삼스레 느껴지는 작품이기도 했다. 모든 역사 속 일들은 원인이 되어 결과로 미래에 나타났으니 말이다.


+) 책 표지 속 픽셀아트는 어쩌면 종말을 상징하고는 하는 대홍수 속 한 파도이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오독했을지도 모르는 한 사람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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