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 바디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10
김청귤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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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몸을 조각낸다하여 정신까지 분해할 수는 없다

<퍼즐 바디>의 소개글을 보았을 때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이 떠올랐다. 음침하고, 사람들의 목에는 목줄이 달려 이름 대신 일련번호로 불리는 장소. 그 속에서 주인공인 ‘하나’가 연구소의 비밀을 풀어 탈출하는 이야기일 것이라 짐작했다.

하지만 책 속의 연구소는 생각보다 산뜻한 장소였다. 먼저 그 곳에 있던 사람들은 경계심 가득한 하나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다. 밖으로 나가거나 소통할 자유가 없다 하여도 연구소 내에서 지내는 생활은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먹고 싶은 것도 죄다 먹을 수 있고, 몸 불편한 것 없이 살아가는 환경. CCTV가 깔려있어 문득 꺼림칙한 기분이 드는 것을 제외하면 꽤 살만한 공간이다. 그리고 평안한 분위기에 적응되어 독자들이 긴장을 풀 때쯤 사건이 발생한다. 예고없이 한 사람이 죽는다. 그 죽음을 기점으로 하나가 발 딛고 서 있는 연구소는 다른 장소로 변모한다.

이상한 초록빛 불을 쬔 이후로 몸이 분리되는 사건을 겪은 이들을,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데려간다. 이상하게도 몸이 분리되는 이들은 생활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고 이를 안 것인지 거부할 수 없는 조건을 내놓는다. 대개 이 조건들은 금전적인 것들이라 삶을 이어가기 힘든 사람들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유혹적인 선택지로 다가갔다. 선택의 자유가 주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선택권은 없는 모순이 발생한다.

선택권이 없는 자들은 어디로 향하는가. 처음에는 자유가 억제되었어도 안락한 연구소로, 그다음은 실험실로, 그 다음은 다른 몸에 부착되어 부품으로. 매 순간 그들은 선택할 수 없었다. 신체의 어떤 한 부분이 분리되는 설정을 산업화 시대의 비극과 연결지은 부분에 주목하게 된다. 흔히 자본주의 체제에서 인간은 하나의 부품화가 된다고들 말한다. 그 사실을 신체의 한 부위로 비유한 장면과 결말은 독자에게 섬뜩한 경고를 날린다. 나름대로 평화로워 보이는 환경 아래서도 누군가의 부위는 도구화되며, 자유는 금전에 의하여 위계가 생기고 결국 어떤 층위의 사람들만 희생한다.

<퍼즐 바디>가 결말에 강조한 것은 사랑이다. 분리된 신체 부위가 다른 사람에게 부착될 경우, 부착된 사람의 신체 감각을 공유받을 수 있다. ‘한’에게 주고 맞바꾼 새끼손가락으로 감각을 공유받은 하나는 대단한 복수를 기획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을 보고 거세게 맥동하는 심장의 감각을 느낀다.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고백하며 그의 안식을 바란다. 이는 새로운 울림이 되어 사람들의 신체 부위로 조립된 것을 무너뜨린다.
하나가 과거에 겪은 일들을 생각하면 완벽한 복수였다. 갑갑한 세상에서 옥죄는 것을 뿌리치기 위하여 사랑을 고백하는 일. 아무리 분해하고 무너트리려 노력한다 한들 무너지지 않는 것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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