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너를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가 아니라 '원인 제공은 네가 했고, 그런 너를 아프게 한 건 미안하다'는 뜻이었다. 나는 두 문장의 차이를 알고 있다. 출판사에서 홍보로 짧막하게 내건 문구를 보고 고민을 많이 했다. 살인자인 아버지를 고발한 딸의 이야기. 보기만 해도 숨막히는 내용들이 상상되었다. 어떻게 보면 가장 가까운 가족의 입장에서 살인자의 내밀한 면을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일수도 있겠지만, 나는 어린 시절부터 살인자의 기질을 가진 아버지로부터 고통받을 딸의 생활이 생생히 떠올라서 선뜻 읽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딸의 용기있는 선택 때문이었다. 자신을 상처입힌 가족을 신고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 가끔씩 자신을 사랑해주는 면모를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살해했다면? 나는 그것도 모르고 사람을 죽인 손을 잡고, 사람을 죽인 사람의 품에 안겨있었던 거라면? 신고를 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경찰에 신고를 했다. 폭력적이고 살인을 저지른 아빠의 아래에서 벗어나 자신이 꾸린 가정을 보고 있으니, 살해당한 이들의 가족이 겪을 아픔을 두고만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이 책이 세상 밖으로 나오고 우리가 살인마의 모습을 가족의 입장에서 살펴볼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작가의 용감한 선택 덕분이다."아빠가 출소하고 나면, 나는 집에서 나올 생각이었다. 그러자 희망이 솟구쳤다. 내 인생은 전적으로 내 손에 달려 있었다."책을 읽는 내내 어린 시절 느꼈던 감정을 어떻게 이렇게 잘 담아낼 수 있는걸까 하고 궁금해하다가, 그만큼 매 순간이 힘들고 잊고 싶어도 잊을수가 없는 순간들이었기 때문이었나 싶어 심각해지기도 했다.살인자의 내면보다는, 타인과 가족 그리고 자신까지 해치는 사람의 곁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생존자의 일지를 보는 기분이었다. 요근래 읽었던 그 누구보다도 용기있는 사람의 이야기가 분명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될 거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