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외피 속 무른 크림만을 품은 여자가 온통 거칠고 질긴 세상을 견딘 유일한 방법> 출판사에서 사용한 홍보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책의 제목과 표지의 일러, 출판사에서 채택한 홍보 문구를 보고 어쩌면 올해 화제였던 <서브스턴스>와 같은 결의 작품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했다. 하지만 바디호러 장르와는 다른 결의 작품이다. 호러라면 허자은 교수를 둘러싼 소문과 시선, 그가 살아온 모든 일생이 호러...이지 않을까. 아니 호러라는 단어로 뭉뚱그려도 되는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겁에 질린 채로 읽기에는 아까운 작품이다. 240페이지 정도 되는 길지 않은 이야기에 이렇게 몰입해서 읽은 가장 큰 이유는 이 책이 현실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등장인물들 다수가 허자은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지만 나는 그런 추문에 말을 얹고 보탬이 되는 인물들이 제일 힘들었다. 내가 많고 많은 작품 중에서 <서브스턴스> 를 떠올린 이유는.... 어떠한 집단 때문이었다. 세 여자의 눈으로 보이는 그 집단은 정말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떤 사람을 예시로 떠올릴 수 있을만큼 흔하지만 역하다. 그 묘사가 너무 역해서 이 책을 읽을 국어국문과 출신의 학생들과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을 학생들이 걱정이 될 정도...진짜 만약에 내가 대학원 과정 밟고 있는데 이 책 읽었으면 조금 힘들었을 것 같다. 하늬는 결단을 내렸지만 내가 그 입장이었다면....? 을 끝없이 질문하다가 괴로웠을 것 같다. 책은 총 3챕터로 나뉘는데 허자은 교수의 죽음을 중점으로 3명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다. 시선을 달리할 때마다 발견되는 사실이 괴롭기도 하고 멍하니 생각하게 되기도 했다.음식으로 이런 상황까지 은유적으로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새롭게 느꼈던 것 같다. 처음에는 거북해질만큼 끈적이고 텁텁한 묘사에 몇 번이고 머리를 쥐어 뜯으며 보았다.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부분은 허자은 교수와 그의 오빠가 살아온 사춘기 시절 이야기.... 책 내용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진짜 괴로웠다. 니글거리는 크림빵을 속에 품은 냉장고가 된 기분이었다.허자은이 계속해서 말하는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허자은과 같은 특성을 가진 인물이 말한다 했을 때 떠올릴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묘사는 절대 아니다. 계속해서 허자은의 곁을 떠나가고, 동경하게 되는 그 아름다운은 결국 허자은에게 있어서 어떤 것이었을지 궁금하다. 혼자서 몇 번이고 생각해봤는데 '이거다!'하는 명확한 해석은 떠오르지 않는다. 누군가 이에 대해서 할 말이 있다면 꼭 그 이야기를 듣고싶다!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많은 이야기를 들었으면 하는 작품이다#우신영 #죽음과크림빵 #도서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