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네안데르탈인, 아오 - 소설로 읽는 3만 년 전의 인류사 에듀 픽션 시리즈 8
마르크 클라프진스키 지음, 양진성 옮김 / 살림Friends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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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선사시대로 시간 여행하려면 거치는 문같은 느낌이었달까.

첫 페이지를 넘기고 프롤로그 유심히 읽는데, 어째 좀 무거워보였다.

소설보다는 고대인의 사실적 내용들을 담아내는데 열심이겠구나.. 재미는 덜하겠네, 하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나오는 인물들 이름과 간략한 설명.

그리고 아오의 여행길을 따라 표시해놓은 지도 등.

아무 내용도 읽지 않은 상태에서였지만, 참 긴 여행을 한다쯤으로 생각하며 첫 챕터를 읽어갔다.

 

소설은 내가 생각한 것과는 사뭇 다르게 흐른다.

사실적 내용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었다. ( 흥미로운 나머지 빨리 읽은 내 탓도 있겠다.)

멜 깁슨 감독의 아포칼립토가 생각나는가하면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도 간간히 보였다.

정령들의 노여움을 사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라든지 생명을 소중히 여겨 사냥을 하면서도 그들의 영혼을 위로한다든지.. 여러 가지 으르렁 거리는 소리라든지.. 여러 가지 부분에서 영화 속 이미지들이 떠올랐다.

 

영화로 제작 중이라고 하는데, 여 주인공은 누가 맡을 지 남자 주인공은 누가 맡을 지.

또 어떤 영상을 담아낼런지 너무 궁금했다.

이 책은 그저 읽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다른 영화 속 이미지들과 오버랩되면서 상상의 세계로 나를 몰아넣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스토리도 굉장했다.

임신한 여성의 엄마로서의 강인함.

그에 감동받은 아오의 성실하고 일관된 행동들.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뇽인의 만남이 있을 때마다 보여지는 그 갈등과 긴장감을 너무나 잘 표현해주는 친절한 저자덕분에

몰입하기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

 

명절을 앞두고 읽고 싶어 들인 책이 너무 많음에도 불구하고 부담스럽지 않게 편안히 읽힌 책인 듯 싶다.

아이를 보면서도 밤잠을 설쳐가며 단 몇 일내에 읽어버릴 정도였으니, 나름 굉장했다.

아오가 결국 아키 나아의 부족에 들어가서도 자신의 부족을 찾아 떠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서

인간에게 뿌리가 얼마나 중요하고, 또 어떤 의미를 갖게 하는 것인지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질 수 있었다.

 

겉모습이 같다고 해서 같은 부족이 아니고, 겉모습이 다르다고 해서 다른 부족이 아니다.

같은 생각을 하고 서로 이해하고 위한다면 그것이 진정 같은 부족이다, 라는 멋진 문장을 선사하면서 이 흥미로운 글은 마무리 된다.

 

나도 엄마라서 알 수 있는,

아기를 지켜내야만 하는 엄마의 절절한 현실과 그것을 헤쳐나가는 모습.

또 그 뒤를 묵묵히 지켜며 그 고결한 헌신에 희생을 마다않는 아오의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은이, 마르크 클라프진스키의 소개는 너무나 간략해서 그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데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저 이 책이 첫 작품이구나.. 정도만 알 수 있다.

다만 책 속에서 보여지는 엄마의 강인함에 대한 사실적인 표현들로 비추어 그는 아이를 키우는 아빠가 아닐까, 하고 예상할 뿐이다.

프롤로그에 들어가기 전 저자가 클레르와 쥘리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쓴 부분을 보고,

그녀가 저자의 부인이 아닐까 생각했다.

 

눈으로 보여지는 것과 같은 세세한 상상력과 안정적인 필체, 그리고 전개와 사상등으로 볼 때

작가는 갈수록 성장하는 멋진 글쟁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모임을 하면서, 또 책을 읽으면서 책을 통해 흘러나오는 우리들의 생각들은 현실의 모습을 여실히 반영한다는 사실을 느낀다.

불행하거나 불안정하다면 그것이 책을 통해 또 그것에 대한 생각을 통해 밖으로 흐른다.

그 반대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였던 것 같다.

이 책을 끝내고는 마음이 따스해지고 기분 좋았던 이유가 말이다.

 

이렇게 좋은 글을 써 준 작가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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