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이 내게 말해요 -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똥 이야기
조시 리치먼 외 지음, 이원경 옮김, 서춘경 그림 / 산책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똥이라는 게 냄새나고 더러운 것으로만 여겨지던 시대는 갔나보다.
여기저기서 똥에 관한 책과 뮤지컬 등이 쏟아져 나오고, 또 그러한 것들이 대중의 호응을 받는 것을 보면 말이다.
4살 난 아들의 책 중에도 동물들의 가지 각색의 똥에 관해 나온 책이 있다.
아직까지는 별 흥미를 보이지 않으나, 녀석 자신의 똥엔 애착이 강하다.

똥을 쌌다고 와서 자랑하질 않나,
잘 나와줘서 고맙다고 똥에 대고 인사를 하지 않나.
자신이 똥을 변기에 버리고, 또 물을 내린다고 고집을 부리지 않나.

그러면서 똥을 싸면 꼭 방의 이 구석 저 구석으로 도망다니기도 잊지 않는다.
곧 언제 그랬냐는 듯 엉덩이 하늘~ 하면서 물로 닦아달라고 똥꼬를 내게 들이밀긴 하지만.
아들이 딱 한 번 변비끼가 있었던 적이 있다.
그 때 새삼 느꼈다.
똥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말이다.

첫 페이지를 넘기자 사람 몸 속이 전신 엑스레이 찍힌 것마냥
장기와 뼈로 그려져있었는데, 그것 보고도 아이가 어찌나 좋아하는 지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음식이 들어가서 항문으로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해주자 눈을 반짝이면서 더욱 바짝 들여다본다. 마침 놀러온 여자친구와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뒤로도 나오는 유쾌한 일러스트는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
가장 좋아했던 일러스트는 괴물똥과 변기에 앉아서 낚시를 하는 뜨는 똥과 가라앉는 똥 부분이었다.

일러스트로 아이도 행복했지만, 내용 덕에 나도 많은 공부를 했다.
평소 궁금했지만 알지 못했던 내용.
그러나 찾아볼 정도로 궁금하진 않았던 미적지근한 나의 의문들이 이 책을 통해 많이 풀렸다.

똥을 초코, 시럽등 예쁜 표현으로 적어놓아서 내가 화장실에서 보는 똥과 이 책에서 보는 똥이 어쩐지 다른 것같다는 생각마저 들었으나 가끔 세세하게 적어놓은 내용으로 퍼득 현실을 마주하고 약간 구역질이 나기도 했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똥으로 알아보는 건강에 대한 부분들을 읽으며, 정말이지 몸에 들어가는 것, 나가는 것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변을 본 후 변기속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건강을 체크할 수 있다는 게 고마웠고,
그러한 방법들을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었다.

30년을 넘게 살면서도 책에서 말하는 모든 똥들을 다 만나 본 것은 아니지만,
가장 공감되는 것이 산후똥이었다.
여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내용이라 생각된다.
출산 후 겪는 첫 대변은 정말 책에서의 표현대로 
아기 하나 더 낳는 기분이다.
산후에 겪는 아기 하나 더의 기분은 그것말고도 젖몸살로도 겪으니까..
정말이지 엄마가 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재밌고 강렬한 일러스트와 고맙고 즐거운 똥이야기로 많은 것을 즐기고 배울 수 있는 저녁이었다.
아이가 좀 더 커서 글을 배우면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 하나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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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라라 2011-12-28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님 귀까리 썩 어 먹 엇 군 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