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현대지성 클래식 59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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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를 떠올리면 2013년에 개봉된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 역을 맡은 레오나드로 디카프리오가 술 잔을 들어올리는 장면이 제일 먼저 생각난다. (예능 등 여러 콘텐츠에서 많이 쓰이는 짤이라 모두가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으로는 개츠비가 매일 열었던 파티의 화려한 불빛과 색채의 잔상만이 남아있다. 영화의 결말은 기억나지 않지만 <위대한 개츠비>가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인이 사랑하는 소설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대작이라는 알고 있는터라 망설임 없이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 작가소개​
소설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자기 경험을 녹여냈다는 점에서 인상깊다. 피츠제럴드는 과거 자신이 사랑했던 부유한 집안의 여성(지네브라)과 가난하단 이유로 헤어진 경험이 있다. 그 집안의 별장에 방문했을 때 지네브라의 아버지가 피츠제럴드에게 들릴만큼 큰 소리로 "가난한 소년은 부유한 소녀와 결혼할 생각일랑 말아야 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경험은 rich girl, poor boy라는 그의 작품에 핵심 주제로 발전한다. 이후 결혼한 젤다와도 불안정한 장래로 인해 한 번 파혼 당하고, <낙원의 이쪽>을 성공시킨 후에 결혼할 수 있었다고 한다. ​


📌 줄거리(스포X)
이 소설의 시점은 채권 업무를 배우기 위해 미국 동부인 웨스트에그로 이사를 오게 된 닉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닉은 이스트에그에 살고 있는 자신의 팔촌 여동생인 데이지와 그녀의 남편인 톰 부부의 식사 초대를 받는다. 그곳에서 웨스트에그의 유명인사인 '개츠비'에 대해 처음 듣게 된다.

개츠비가 유명인사인 이유는 매일밤 그의 집에서 성대한 파티가 열리기 때문이다. 어마무시한 양의 과일, 뷔페, 정식 오케스트라, 수영장... 파티에 참석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초대장 없이 오지만 닉은 정식으로 초대받게 되고 이후 개츠비와의 대화를 통해 그를 알아가게 된다.

1. 개츠비는 자신이 집안의 막대한 부를 물려받았으며 옥스포드 대학을 졸업하고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거짓말이다.
2. 개츠비와 데이지가 5년 전에 사랑했던 사이였으며, 그의 형편 때문에 데이지와 이어지지 못했다.

개츠비는 부를 축적한 자신이 여는 파티에 언젠가 데이지가 와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매일 파티를 열었던 것이었다. 개츠비의 부탁으로 닉은 데이지와 개츠비가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5년만에 만난 그들은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되는 듯 싶다. 이후 데이지, 개츠비, 사실은 주유소의 부인과 바람을 피우고 있는 톰은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되는데... ​

개츠비의 데이지를 향한 오랜 사랑과 염원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서평(스포주의)​
<위대한 개츠비>에는 여러 등장인물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묘한 계급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오랫동안 가문대대로 부를 축적하고 누려온 자가 새롭게 부자가 된 신흥 부자 혹은 부자가 아닌 자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기득권층이 가지고 있는 '나만이 정답'이라는 오만한 시선은 특히 데이지의 남편인 '톰 뷰캐넌'의 행동과 말을 통해 보여진다. 그 중 한 구절을 공유한다.

"근본도 모르는 작자가 난데없이 나타나 아내에게 구애하는 걸 보고도 가만히 있을 남자가 어디있겠어. 당신은 그렇게 생각할 줄 몰라도 난 절대 아니야. 요즘 사람들은 가정생활과 가족제도를 비웃고 있는데 이러다간 모든 걸 내던지고 흑인과 백인이 결혼하겠다고 설칠지도 몰라."
p177

새롭게 부자가 된 개츠비에 대해 톰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부분이다. 여기서 가장 의아한 것은 그가 데이지를 두고 머틀 윌슨과 바람을 피는 바람둥이라는 사실이다. 가정생활과 가족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자가당착하는 사람은 본인이면서 개츠비에게 '근본도 모르는 작자'라고 비난하는 모습은 어이없는 실소를 나오게 한다. 이 책의 화자인 닉이 '톰은 바람둥이에서 도덕군자로 완벽하게 변신해 있었다.'라고 서술하는 부분에서는 독자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켜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이 소설의 끝부분인 개츠비의 죽음과 장례식이다. 이 부분이 개츠비가 열었던 파티의 화려함, 낭만적인 분위기와 현재의 허무함, 공허함이 대비되어 상황을 더욱 극적으로 느껴지게 한다.

어떤 인간이라도 마지막 순간에는 인간적인 관심을 받을 권리가 있기 마련인데, 아무도 그의 일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p221

오후 3시 직전에 루터교 목사가 플러싱에서 도착했고 나는 혹시 다른 차들이 오지 않나 해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건 개츠비의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중략) 목사는 손목시계를 여러 번 내려다보았고 나는 그를 한 쪽으로 데려가 30분만 더 기다려 달라고 사정했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아무도 오지 않았으니까.
p234

하루에 수백 명씩 몰려드는 화려한 파티를 열었던 개츠비의 장례식에는 그 사람들 중 한 명도 오지 않았다. 심지어 그가 사랑했던, 인생의 목표로 삼았던 데이지 역시 조전, 조화 하나 없이 남편 톰과 여행을 떠난다. 마지막 장례식에 참여한 건 개츠비가 그렇게 출신을 부정하고 싶었던 가난한 아버지와 닉 그의 하인 등 소수가 전부였다.

운전 미숙으로 인해 머틀 윌슨을 차에 치여 죽게 만든 사람은 데이지, 머틀 윌슨을 죽인 사람을 개츠비라고 조지 윌슨에게 말해 개츠비를 살해당하게 만든 사람은 톰이다. 그렇지만 그 둘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부를 향유하며 계속 삶을 살아간다는 것도 아이러니함을 느끼게 한다. 정작 죽은 사람은 개츠비와 애꿎은 조지 윌슨이라니!

📌 마무리하며​
위대한 개츠비를 영화로 먼저 접한 후 소설로 읽은 사람으로 소설 속에 이렇게 많은 암시와 상징이 들어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소설 뒤 해제를 읽고 나니 이 소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독자들이 각자 소설을 읽은 후 충분히 내 방식대로 해석해본 뒤 해제를 읽으면 위대한 개츠비를 더욱 깊이 사유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기존에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읽어봤으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았던 독자, 영화로 먼저 접한 후 소설에 흥미가 생긴 사람, 모더니즘 소설에 관심이 있는 독자가 읽으면 흥미롭게 완독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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