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가 사라진 정오 NEON SIGN 8
김동하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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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줄거리>
병원에서 3개월 만에 눈을 뜬 정오. 정오는 최근 2~3년 간의 기억을 잃었다. 정오의 엄마 최진희는 정오에게 병원에 입원한 이유는 교통사고 때문이라고 거짓말을 한다. 왜냐하면 정오가 쓰러진 이유는 정오의 자살시도 때문이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닌 여러번의 자살시도.

정오가 병원에서 의식을 잃었던 3개월 사이. 세상에는 그림자가 사라지고 있었다. '하백'이라는 그림자 상인이 그림자를 가져가는 대신 사람들에게서 슬픔을 지워주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슬픔을 가져가주는 그림자 상인에게 그림자를 팔기 시작했고 결국 세상에 그림자를 가진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함께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던 하연과 월미도에 놀러가게 된다. 월미도에 놀러간 정오는 말로만 듣던 '그림자 상인'을 만나게 된다. 이후 우연히 들어간 소품 상점 달섬에서 로흔을 만나 그림자 상인 하백의 음모를 알게 되는데... 정오는 그림자를 팔았을까? 하백의 계획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


<2. 후기>​

이 책은 제일 먼저 '행복-슬픔-기억'간의 상관관계를 고찰해보게 한다. 소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토템'은 개인에게 너무나 아픈 상처를 상기시키지만 또 한편으로는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행복과 슬픔은 흑과 백으로 명확히 나뉘지 않고 스펙트럼 상에 놓인 관계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기억하기에 행복을 느끼고, 슬픔을 나눌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소설 속 정오는 기억을 잃고 그 기간의 슬픔과 행복을 모두 잃게 된다. 정오는 소설에서 결국 잃었던 그 기억을 찾게 되지만 다시 기억을 잃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 기억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행복도, 슬픔도 수용한 채로 살아가리라 마음 먹는다.

다음으로 재난 후 남겨진 우리가 해야할 일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등장인물 중 전태진은 산사태 생존자이다. 전태진의 이야기는 현대 사회에서 일어난 여러 재난 이후 우리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우리는 어떤 눈으로, 마음으로, 태도로 그 사건들을 마주해야할까?

"물론 규모가 큰 참사였으니 수많은 인터뷰를 했죠. 그 때마다 당시의 상황을 절절하게, 그러나 한 치의 거짓 없이 털어놓았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참담했어요. 내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내게 돌아올 때는 전혀 내것이 아니었으니까. 누가 왜곡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결과적으로 2차 가해의 희생자이자 다른 희생자 유족들에게 2차 가해의 빌미를 제공한 순진하고 어리석은 인간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시 입에 올릴 염치가 없었죠."
129p

자칫 마냥 무겁게 가라앉을 수 있는 주제에 판타지적인 요소를 적절하게 가미하여 독자로 하여금 속도감과 몰입감을 느끼게 하며 책장을 넘기게 한다. 네온사인 시리즈 소개글에 'MZ세대 독자들에게 밀도 높은 서사, 흡입력 있는 세계를 콤팩트하게 선사합니다.'라고 적혀 있는데 <그림자가 사라진 정오>책이 정말 그렇다. ​

책을 수령한 이후 빠르게 2번 읽어봤는데 처음 읽었을 때는 바로 보이지 않았던 복선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꼈다. 다른 독자들도 이 책을 읽으면서 숨겨진 복선이 무엇인지 추측해보고 뒷 이야기를 상상하며 읽는 몰입의 시간을 갖기를 희망한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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