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김에 물리 공부 - 한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필수 물리 개념 그림으로 과학하기
커트 베이커 지음, 고호관 옮김 / 윌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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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오랜만에 대학 같은 학과 친구인 MK와 만나 '요즘 재미있어하는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MK는 나에게 요즘 본 물리학 관련 콘텐츠에 대해 이야기하며 우주가 얼마나 신기한지, 상대성 이론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말했다. 나란히 걷다가 고개를 들어(그녀는 나보다 키가 훨씬 크다.) MK의 눈을 봤는데 진심으로 이 주제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반짝반짝 빛났다. 반면 나의 눈은 생기를 잃어가는 중이었다. 평생 문과였고 과학은 고통이었던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도 없고, 어려운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실시간으로 생기를 잃어가는 중인 나를 발견한 MK는 그 뒤로 나를 위해 상대성 이론, 인터스텔라 등 차분하게 설명해 줬으나... 내가 그녀를 위해 이해한 척하고 그날의 물리 토크는 끝이 났다.

그 이후 도대체 물리학이 얼마나 흥미롭길래 MK는 그런 표정을 하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먼저 <어떻게 물리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밤에 책상에 앉아 모르는 단어는 검색까지 하며 완독은 했지만... 사랑까지는 못하고 'ㅅ(시옷)' 정도까지 도달한 느낌이었다.

그러다가 같은 출판사인 윌북에서 출간 예정인(서평단 신청 당시) <태어난 김에 물리공부>라는 책을 보고 그래.. 나 같은 과학 문외한에게는 이 책부터 읽는 게 맞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 좋게 선정된 서평단 활동을 통해 이 책을 읽은 평생 문과인(고등학생 때 과학시간에 마취총 맞은 것처럼 졸아서 선생님께 혼났던 사람...)의 후기를 생생하게 남겨보려고 한다!

책 서문에 '곽재식 교수님'의 추천사가 있는데 거기서부터 너무나 공감이 되었다. 학교에서 억지로 과학을 가르칠 때는 '아 이거 나중에 커서 어디 써먹으려고 지금 꾸역꾸역 배우고 있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아 난 절대 과학이랑 관련 없는 일 하고 살아야지.'라고 다짐했었다. 그렇지만 요즘 세상의 과학 없이 돌아가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지만 다가가기가 너무 어려웠었다. 서문부터 이런 점을 공감해 주시니... 더욱 책을 몰입하여 물리학과 친해져보리라 다짐했다.

<태어난 김에 물리공부>의 챕터는 총 13개이다.

1. 힘 / 2. 직선운동 / 3. 회전운동/ 4. 보존 법칙/ 5. 전기/6. 장과 힘/7. 전자기학/8. 파동/9. 광학/10. 열역학/11. 유체/12. 현대물리학/13. 천체물리학

사실 과학 공부를 하면서 가장 막막했던 부분은 활자로만 설명된 글을 읽으며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세계를 상상해서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어. 전기회로(네? 전기의 흐름을 생각해 보라고요?), 엔트로피(아니 엔트로피가 도대체 뭘까요..? 질서요? 높고 낮음이 있어요?) 등..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어려움을 그림으로 해소시켜준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느낌이랄까.. 아하모먼트의 연속이다. 아, 이게 그래서 그런 거였구나. 엔트로피가 높은 것은 무질서함을 의미하고, 고체처럼 질서도가 높은 상태일 때는 엔트로피가 낮은 거구나! 그림으로 이해하니 정말 훨씬 수월했다. 이해하지 못했던 과거 과학의 조각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기분이었다.

또 이 책의 좋았던 부분은 각 챕터의 마지막마다 '다시보기'파트가 있다는 점이다. 각 챕터의 중요 개념을 '다시보기'에서 한눈에 보고 넘어갈 수 있어서 더 오래 기억에 머무를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이 책은 나처럼 과학에 다가가고 싶지만, 기본 개념이 부족해서... 과학이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는 사람에게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아무리 좋은 과학 관련 도서를 읽어도 기본 개념이 없으면 쉽지 않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 책으로 먼저 기본기를 탄탄하게 한 후 좀 더 심도 있는 과학 책을 읽기를 권유하고 싶다.
그리고 급작스럽게 심도 있는 과학의 세계가 펼쳐지는 고등학생들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 같다. 수업과 병행해서 친절한 그림과 함께 한다면 더 이해가 쑥쑥 되지 않을까?

<태어난 김에 물리공부> 외에도 시리즈로 <태어난 김에 화학공부>와 <태어난 김에 생물 공부>가 있다. 이 책도 이번 여름 안에 꼭 읽어보고 싶다.

- 그래서 나는 이제 인터스텔라에 나온 상대성 이론은 모두 이해했는가?
물론이다. 이제 간단하게 설명도 할 수 있다. 후후.

- 이제 다시 '어떻게 물리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를 읽어볼 시간이다. 기본 개념을 튼튼하게 했으니 <태어난 김에 물리공부>와 함께 읽는다면 이제 정말 물리학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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