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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의 풍경이 묻다 - 삶과 죽음 사이에서 발견한 오늘을 위한 질문들
김범석 지음 / 인티N / 2024년 2월
평점 :
살면서 죽음이란 나에게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죽음을 더 자세히 바라보아야 살아있음에 더 가까워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울대학교 암병원 의사로서 삶과 죽음 사이를 오가며 발견한 인생의 이야기들을 무겁지 않게 그려낸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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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언제나, 당연히 지금처럼 살아 있을 거라고 생각해 만남을 훗날로 미룬다. 그러나 시간은 절대로 기다려주지 않는다.
➡️책을 읽은 후 인티앤출판사에서 제공해주신 독서노트를 같이 써 보았는데요.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으로 기록한 문장이기도 합니다. 이 삶이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이라는 생각에 만남뿐만 아니라 사랑도, 친절도 훗날로 미뤄두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제 자신을 자꾸 돌아보게 되었어요.
⏳️이제 사람들은 자신이 살던 집이 아니라 병원에서 죽음을 맞는다. 현대 사회는 죽음을 병원 안에 가둠으로써 우리 일상으로부터 죽음을 단절시켜버렸다. 죽음이란 나는 모르는 일이 되었고 나아가 남의 일이 되었다. 죽음이 삶에서 분리되고 외주화된 것이다.
➡️죽음이 외주화됨으로써 우리의 인식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저 역시도 가까이서 죽음을 경험할 기회가 없었기에 그저 막연하고 나와는 관련없는 것으로 치부해 버린 것 같아요.
⏳️실질적인 부양과 돌봄을 하면서도 외면받는 사람들. 늘 환자와 함께하지만 제 실체를 인정받지 못하는 그림자와 같은 사람들. 이들은 결국 법적으로는 아무도 아닌 사각지대에 놓인다.
⏳️그런 측면에서 진정한 애도는 떠난 사람뿐만 아니라 '그 사람을 사랑했던 나 자신'을 잘 놓아주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떠난 사람도, 그를 사랑했던 나도 흘러가는 강물에 놓아주고, 그 강물이 흘러가는 것을 담담히 바라보는 일. 더 이상 과거가 현재와 미래를 잡아먹지 않도록 보내주는 일. 과거를 살지 않고 현재를 사는 일. 지나간 시간 속의 나를 포함해 그 시간을 용서하는 일.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애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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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책에서 아픈 환자를 돌보는 어린 보호자, 영케어러와 돌봄노동을 제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남았어요. 죽음의 경계에서 돌봄이라는 필수적인 부분을 감당해야 하는 사람들이지만 그 사람들 역시도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는 당연한 이야기가 당연하지 않은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죽음은 지금 나의 생을 더 감사히 살아가고 나의 주변을 더 잘 살펴볼 수 있도록 해주는, 우리가 꼭 이야기나누고 생각해 보아야 할 주제인 걸 깨달았어요. 그저 나와 다른 세계의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일부임을 깨닫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지금과는 다른 삶이 펼쳐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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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