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우지 못한 조각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발견되기도 했다. 대학 시절에는 그렇게도 답답하던 개념이 졸업한 지 한참이나 지나 사회생활을 하던 중에 밑도 끝도 없이 이해되는 경우가 그것이었다. 먹고사는 일에 마음을 빼앗기는 동안 돌보지 못해 죽어버렸다고생각했던 씨앗들은 그렇게 뿌리를 내리고 기둥을 밀어올려 왕국의 빈 공간을 채워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