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0주년 특별판 - 수상 작가들이 뽑은 베스트 7
편혜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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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을 보다가 눈을 돌려, 겉절이를 보면,뭐랄까.

EPL보다가 K리그 보는 느낌이 든다.

세계문학과 겉절이를 비교하는 건,

한국 외 전세계에서 검증된 문학 VS 한국 문학이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잡설이 길어졌으니, 본론으로 가자.


2010년도부터 2019년까지, 젊작상 왕중왕전 모음집이다.

대상 중에서만 뽑은 것도 아니고 역대 수상 작가들이 추천한 작품 7편이다.

다수결의 원리로 뽑았을까.

아니면 대상받은 이들한테 하나씩 추천해달라고 했을까.

읽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진짜, 이정도가 왕중왕?

우선 같은 년도에 수상한 작품 중 두 개 이상 뽑힌 년도는 없다.

2010년부터 7년에 해당하는 것이 골고루 뽑혔다는 의미다.







편혜영, 「저녁의 구애」

확실히 편혜영의 「저녁의 구애」는 10년 전 작품이다.

2010년이면, 말이 2010년대지 소녀시대가 ‘Oh’를 부르던 무렵이다.

지금 시각으로 보면 당연히 올드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소설은 시대 상황에 따라 읽혀야 하니, 이런 말을 서두에 꺼내놓고 비평을 해야겠다

10년 전 작품이다. 그땐 이런 느낌의 단편을 썼겠구나 싶다.

일단, 처음에 분위기만 가지고 소설을 쓴 게 아닐까 싶다.

이야기의 큰 줄기는 지인의 장례식에 회환을 배달하러 가는 인물이 어느 도시에서 겪는 일을 다룬다.

그게 뭐 스펙타클한 건 아니고. 김치 문학 특성상 어떤, 느낌을 가지고 쓴 것 같다.

명확한 상황 설정에 비해, 도시의 설정이 불명확하다.

소설에서 도시가 지진대 위의 도시라고 언급이 있다.

그래서 도시 사람들은 지진에 대비해 통조림을 사둔다고 한다.

한반도는 알다시피 지진대 위에 있는 지역은 아니다.

현실을 배경으로 한다면, 아마 해외일 것이다.

이런 점은 2010년 초반 소설의 특징이 그러하다.

무국적성, 지역불명, 무명의 인물들, 정용준의 2010년 작품인 「벽」도 그러하지 않던가.

그런 맥락에서 무국적, 지역 불명, 이름 없는 이들이 등장하는 하나의 트렌드였을 지도.

지금의 트렌드는 디테일까지 신경써서 소설에서 카톡 브랜드 이름까지 나온다.

뭐, 명확한 스토리 라인에 비해 그런 모호한 배경으로 인해 신비한 분위기가 느껴지긴 한다.

그렇기에 동시에 뭘 말하고 싶은지 잘 밝혀지지도 않는 것 같다.

이 소설이 뽑힌 이유를 보면, 어떤 친목도 작용하지 않았을까.

확실히 편혜영이 이상, 동인, 이효석, 현대, 김유정 문학상을 탄 깡패 작가다.

아마 문단 내 인맥도 대단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문단 내 친목 작용이 아니었다면, 63편의 작품 중, 왜……?

어디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보자.

그래, 다양한 색깔의 작품을 담아내려는 시도였을지도.

아니면, 편혜영 팬들을 위해 넣어준 걸지도.

Ps. 편혜영의 다른 소설 「통조림 공장」의 통조림이 이 소설의 통조림이 아닐까 싶다.







김애란, 「물속 골리앗」

상황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고 인물의 행동또한 이해되지 않는다.

소설에서 비가 와서 세상이 물에 잠기는 상황이 연출된다.

소설 속, 환상성은 세계를 반추하기 위해서가 아닌 서사를 위한 환상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풍자나 알레고리로 익힐 수 있는가에 관해 의문을 가졌다.

그 또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

소년은 엄마가 죽었는데 옆에 떨어진 오징어포를 집어먹는다.

이게 뫼르소만큼 또라이로 읽힌다.

그만큼 소년의 정서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비가 와서 세상이 멸망했다는 설정은 이해할 수 있다. (SF설정 이해하듯)

하지만, 그런 세계의 인물이라도 감정과 행동이 쉽게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소년은 엄마의 시신이 물에 휩쓸려가면, 울부짖는데 그 또한 이해가 안 된다.

소년이 아예 뫼르소 같은 또라이거나 아니면 멀쩡한 그 나이대답게 읽혀야 했다.

소년이 배드민턴 채로 노를 만드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세상이 물에 잠겼는데 고작 배트민턴 채로 노를 만든다고?

하나부터 열까지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의 행동, 애매하게 부여된 현실성이 큰 문제다.

아예 현실감 넘치는 인물을 넣던가.

아니면 현실성을 더 줄여서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내던가.

이 소설은 김애란의 팬을 위해 10주년에 넣어준 것이 아니었을까.

그래, 10주년이므로 많은 판매를 염두해두고 일곱작품으로 구성했겠지…….







손보미, 「폭우」

소설 초반에 태풍이 오기 전의 상황이 제시된다.

하필 소설을 읽는 중에 태풍이 북상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게 기억에 남는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훙륭한가에 관해서는 판단이 서질 않는다.

「폭우」는 2012년 젊작상 '대상' 수상작이다.

깨달은 점은 '대상'을 수상했다는데 의문이 든다는 점.

처음에는 두 쌍의 부부를 번갈아보여준다는 것도 몰랐다.

아마 작가가 의도했던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두 쌍의 부부 모두 그, 그녀라고 표현하지 않았을 것이다.

소설 중반부가 넘어가서야 그들이 각기 다른 부부라는 것을 알았다.

눈이 먼 남편과 아내, 미국의 대학 출신이지만 시청에서 주최하는 문화 강사직을 떠도는 남편과 그런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는 아내와 그들을 멀리하는 아들.

이 소설은 문장 사이의 간격이 넓어서 그들의 심정을 유추해볼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이해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도대체 아들은 왜 그들을 멀리하는 걸까.

물론 이유는 소설에서 명시되어있다.

근데 그런 걸로 아들이 그렇게 부모에게서 완전히 등을 돌릴 것 같지는 않다.

그게 이 소설에서 거의 유일한 약점일 것이다.

물론, 막 재밌거나 「부부의 세계」정도로 스펙타클하지도 않으니 기대하진 말 것.







이장욱, 「절반 이상의 하루오」

내가 앞서 3연타를 얻어맞고 거의 집어 던질 뻔 했던 젊작상을 살린 단편이다.

우선, 이 소설의 장점은 엄청나게 술술 읽힌다는 거다.

가독성 하나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의 소설의 장점이 그렇기도 하다.

이야기를 하나씩 묘사할 필요 없이 진술로 술술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

이 단편은 오래전 내가 여자친구랑 하루오를 만났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루오는 특이한 인물로 그려지고 1인칭 시점인 나를 통해서 묘사되기에 아마도 왜곡이나 미화가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하루오가 이 세상의 인물이 아닌 것처럼 여기지는 이유기도 하다.

그가 없었더라면, 평범하게 흘러갔을 지도 모르는 ‘나’의 서사를 조금 다르게 해주는 것이 하루오의 역할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여러 면에서 실패한 인생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실패했지만 자유로운 하루오를 바라보는 화자의 관점을 엿볼 수도 있다.

일곱편 중 유일하게 읽다가 울컥하는 면이 있었다.

새벽에 읽어서일지도.







황정은, 「상류엔 맹금류」

예전에 읽고 이번에 2회독 째인 「상류엔 맹금류」이다.

두 번째로 정독하면서 놓쳤던 부분이 보였다.

아마 일곱 작품 중 1등을 꼽으라면 하루오와 고민하다가, 이 작품을 꼽지 않았을까 싶다.

황정은 단편 중에 최고가 아닐까.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내가 황정은 단편을 다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어쨌거나 나는 제희의 가족을 부러워하면서도 그들의 이해관계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그들의 윤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들을 공중도덕도 모르는 집단으로 읽어낸다.

1인칭 서술방식이기에 조금 객관적으로 보니 화자의 마음이 이해되는 한편, 제희 가족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어느 평론가가 말하길, 이 소설은 2015년 소설을 통틀어도 제일 잘썼다는데 어쩌면 맞는 말일지도.

그런 이유를 자세히 늘어놓으면 스포이므로 생략할 수 밖에……







정지돈, 「건축이냐 혁명이냐」

아마, 소설의 다양성을 위해 넣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이 소설은 인식적, 미학적, 윤리적 측면에서 1.5개 정도 포함되어 있다.

7개 중에 가장 ‘특이한’ 소설이라는 점에서 인식적으로 그러하다.

미학적인가? 란 물음에는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하겠다.

이런 소설을 처음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독하게 모던해서 내가 뭘 평가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에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진실과 허구를 뒤섞는 방식으로 전개되는데 그것이 새롭지 않다는 것이다.

정지돈 작가를 당분간은 안 읽을 것 같다.







강화길, 「호수-다른 사람」

이전에 읽은 적이 있는 소설이다. 재독했다.

강화길하면 페미니즘 소설의 최전선에 선 작가라고 불린다.

페미니즘,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남녀를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남자를 악으로 상정하고,

그에 동의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떨어진 인물로 취급하는 지금의 흐름.

또 거기서 자본가들이 결탁하여 그들이 원하는 매체만을 재생산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든다.

이분법적 진영논리도.

이 소설은 장점은 일곱 편의 소설 중에 가장 심리적 스릴러를 도입해서 흡입력을 높였다는 점이다.

화자를 여자로 상정하고 여자들이 느끼는 공포감을 다루는데 내가 여자가 아니니 그들이 여자라서 그런 공포감을 느낀다면 할 말이 없다.

유추컨대, 여자가 느끼는 공포감은 중학생 때 내가 느꼈던 공포감과 비슷하지 않을까.

강화길을 쉽게 좋아할 수 없는 이유는 악으로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남자라는 점이다.

그 수가 너무 뻔하게 느껴져서 더 그렇다.

상황 설정 자체가 너무 작위적이다.

혼수상태의 친구가 말하다 만 '무언가'를 찾아 호수를 가는 상황.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는 사항이다.

소설적 장치를 위해 너무 많은 남자가 희생된다.


첫째, 호수를 같이가는 이한이라는 인물.

둘째, 잠자리에서 목을 조르는 화자의 전남자친구.

셋째, 미자네를 폭행하는 남편

넷째, 미자네와 화자를 놀리던 동네 아이들

다섯째, 아파트까지 쫓아가서 번호를 받아내는 의문의 남성


분명 뉴스나 주변에서 있는 인물이지만, 마치 한 소설에 모두 모아놓은 것만 같다.



그리하여 작위적으로 보인다.

남자 독자가 읽기에는 상황자체가 부당하다.

가벼운 이해를 위해 반대 상황을 가정해보자.

작가의 심정, 이해는 한다.

아마 강화길 작가도 많이 고민했을 듯 하다.

소설에서 여자를 적으로 내세우면 여적여 프레임을 씌운다는 식으로 배신자라 낙인찍힐 바에

그들의 편에 서주는 것을 택했을 것이다.



젊작상의 총평은 아쉽다는 것.

더 좋은 작품을 담았을 수 있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혹은 다양성을 위해 일곱 작품이 꼽힌 것 같아서.

20-40대 여성이 소설 구매의 70%를 차지하는데 어쩌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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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징조와 연인들
우다영 지음 / 민음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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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 소설가의 새로운 색채가 느껴져서 좋았다. 몇먗 작품은 뭔 말인지 모를 정도로 헷갈리는데 그렇기에 기존의 유행하는 문학과 차별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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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캣콜링 - 민음의 시 253 민음의 시 253
이소호 지음 / 민음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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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이 시대의 아버지상은 80년 대에는 살해당했고 90년대에는 만만했고 00년대는 무능했으며 10년 대에는 조롱을 넘어 샌드백이 되었다.. 전자책으로 사 읽었는데 충격적인 요법을 주로 사용하고 실험적인 방식을 도입했으나 막 실험적이진 않다. 네 하나로 시 한편 떼운 건 기겁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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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7
정용준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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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으로 끝낼 분량을 중편으로 쓰니 어쩔 수 없이 지루하다.. 범인이 협박한다고 사형제가 부활할 것 같지도 않고 범인은 프로 킬러인데 왜 일부러 잡혔는지 왜 다 포가하려는지 이해도 안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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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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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생은 개별적인데 왜 한 사람의 인생을 에브리맨이라고 퉁쳐버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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