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컵밥 파는 남자 - 날라리 문제아가 길 위에서 일으킨 기적
송정훈.컵밥 크루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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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노란책을 펼쳐든 순간부터 ‘힘’이 느껴졌다. 건강한 에너지가 270페이지 넘도록 가득차서 책을 다 읽고 놓을 때까지 내게도 전이된 것 같았다. ‘나는 노량진 컵밥밖에 모르는데, 언제 미국에서 대박을 쳐서 국위선양을 하고 계신댜?’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성공기는 언제나 읽어도 재밌다.

공부를 잘 못하고 춤에 빠져 살던 저자는 미국에서 아이를 다섯명이나 낳은 30대의 늦은 청춘을 살아가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영어를 잘 못하지만, 오히려 그 단점을 ‘간단하고 이국스러운’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난 이 컵밥 크루의 최대 장점은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요일에는 NBA 농구스타가 애원해도 장사를 절대 하지 않는 소신. 가족 사랑이 밑바탕인 소신을 지키기 위해 재계약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 져 있음에도 끝까지 원칙을 놓지 않는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만약 이 사람들이 한국에서 장사를 했다면 어땠을까?’ 였다. 안타깝게도 계속 비관적인 생각만 들었다. 그들이 쓴 성공기는 기이하게도 장애물이 없는 100m 달리기 경주를 보는 것 같았다. 만약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성공기를 썼었더라면, 더 다이나믹하고 매 챕터마다 장애물이 있었을 것 같고. 그 말은 한국에서 무일푼의 청춘이 사업을 하기는 정말 어렵다고 인식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한국에서 똑같은 사업을 한다고 가정을 해 보자.
1. 일단 노량진에서 컵밥 장사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희귀하지않다.
2. 만약 컵밥을 상호로 했다면, 특허 등등 소송에 휘말렸을 것이다.
3. 푸드트럭으로 성공을 크게 했어도, 금방 그들을 따라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날 것이다.
4. 만약 상호와 푸드트럭과 기타 등등 다 성공했어도, 대기업이 그들을 베끼거나 인수를 시도할 것이다.
5. 다른 푸드트럭과 마찬가지로 굉장히 비싼 가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6. 일요일 휴무가 왠말인가.
7. 앞 사람은 덤 줬는데 왜 난 안줘요?
8. 세금 탈루의 유혹과, 미국 회계사와 다르게 ‘절세’를 유혹하는 손짓.

한국은 정말 여러모로 사업하기 쉽지 않은 나라임이 분명하다. 그들이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정말 힘들었을 것이라고 짐작은 되지만, ‘미국’이었기에 가능한 점도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 노란책은 280페이지 내내 긍정적이고 힘이 넘치지만, 한국에선 절대 이룰 수 없는 신기루였다. 대박을 노리려면 미국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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