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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쥐, 불행한 쥐
아델라 튀랭 지음, 넬라 보스니아 그림, 황수진 옮김 / 프레스21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얼마전에 읽었던 그림책 '돼지책'이 생각난다. 넓고 깨끗한 집에 아빠와 두 아들은 잘난(?)회사,잘난(?)학교에 다닌다고 생색아닌 생색을 내는 가운데 이들의 아내이자 엄마는 식구들의 음식과 옷과 집안 청소를 다하면서도 회사에 다니는 힘없는 여자다. 결국 엄마는 집을 나가게 되고, 아빠와 아들들은 점점 돼지로 변해간다.(사람은 돼지로, 집은 돼지우리로) 다시 엄마가 집에 돌아왔을 때 남편과 두아들은 엄마에게 용서를 청하고, 이제는 모든것이 하나 둘 변해가기 시작한다. 아빠와 아들이 요리를 하고, 아빠가 옷을 다리고, 아들은 자기들의 물건과 침구를 정리하는 그래서 엄마는 환하게 웃으며 자동차를 수리하는 장면으로 끝이난다.
알고보면, 여자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은데, 결혼을 하고나면 가사노동과 육아양육을 혼자서 떠 맡는다. 좋든 싫든...그리고 남편의 비위를 맞추기에 여념이 없다. 처음엔 남편이 고마워 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으레 여자가 할 일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것이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마치 엄마라는 자리는 함께 놀며 즐기는 시간에 일을 해도 되는 것인양...
여기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다. 가족에게 어려움이 닥쳤을 때 슬기롭게 자식들을 구해내고 다시 새 보금자리를 찾는 사람은 엄마다. 그리고 이제는 물난리로 인해 집도 없어져 버린지라 청소할 집도 없고 맛있게 만들 음식도 없다. 이제 엄마에게 시간이 있다. 평소에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할 수 있다. 친구도 사귀고, 아이와 함께 여행을 다니고, 책도 읽어주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음악을 들으며 연주도 하고, 그리고 아빠는 음식을 만들고...(정말 맛있단다.)
진작부터 그랬으면 좋았을 것을 꼭 무슨일이 터지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는 우리네 가부장적인 남편들이 생각난다. 이제 아내도 의미있는 삶을 살도록 스스로 노력하고, 남편도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