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자은, 불꽃을 쫓다 설자은 시리즈 2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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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munhakdongne)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감사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화마의 고삐>
왕의 흰 매가 된 설자은은 집사부의 대사가 되어 왕경에서 발생한 네 차례의 방화와 살인사건을 조사하게 되는데...

<탑돌이의 밤>
탑돌이를 하던 산아와 우연히 만나게 된 도은. 잠시 이야기를 하던 도은의 치마 위로 돌이 날아들고 돌에 감싸진 비단엔 자은을 자신들이 데리고 있으니 몸값을 준비해 놓으라는 협박 문구가 적혀있는데...

<용왕의 아들들>
소경으로 떠나는 이들을 습격하는 산적 패거리가 기승이라는 왕의 전언을 듣고 먼 길을 떠나게 되는 자은. 오소경을 돌며 진위를 파악하던 중 쉬쉬하고 있던 진실을 듣게 되는 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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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깃의 색깔을 달리한 것은, 구분 짓기 위해서 아닌가? 그 구분으로 인해 신라에서 태어난 이들조차 여전히 말갈인이기에 우리에 갇혀 죽임당한 것 아니겠는가? - p.136

🔖왕이 영광을 내린다는 듯 명했기에 자은은 세상이 높이 두는 영광과 자신이 원하는 영광이 어찌 그리 다른지 비탄하였다.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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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신라시대의 재미와 역사 어드벤처를 알게 해준 설자은이 컴백했다!

1편은 미은이 자은으로 살아가게 된 사연과 인물들의 만남 그리고 그들 사이에 형성되는 관계의 고리에 집중했다면 2편에선 좀 더 역동적인 액션 활극이 펼쳐졌다. 거기에 자인의 식객이자 미스터리한 백제 남자, 목인곤의 사연과 진짜 설자인과 산아가 처음 만났던 그 핑크빛 사연이 다뤄지면서 재미를 더해갔다.

왕이 하사한 검을 품고 여기저기 크고 작은 사건을 해결하게 되는 자은은 조금 나약하고 못 미더워 보였던 1편과는 다르게 주도적으로 명석하게 그리고 용감한 행동을 서슴없이 보여주었다. 온전한 설자은의 강인함이 보였달까? 그리고 자은의 오른팔 같은 인곤과의 합은 더 좋아졌고 왕을 독대하며 미묘한 긴장감을 더해줘 극의 흐름이 더욱 다채로웠다.

3개의 에피소드를 다루는데 '화마의 고삐'와 '용왕의 아들들'이 조금 무겁고 긴장감 넘쳤다면 그 중간에 위치한 '탑돌이의 밤'은 조금은 가볍게, 한 템포 쉬어가는 느낌으로 흘러갔다. 3개의 에피소드는 독립적으로 보였지만 읽다 보면 삼한일통을 부르짓던 신라의 실생활이 어떠하였는지 단적으로 엿볼 수 있었다. 여전히 각 민족은 차별 당하였고 그러한 울분은 쌓이고 고여 왕경을 위협할 수 있음을...

자은의 여정은 계속된다. 조만간 만나게 될 3편이 너무 기다려진다. 그리고 내 눈물 버튼... 김노길보 노인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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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선 - 뱃님 오시는 날
요시무라 아키라 지음, 송영경 옮김 / 북로드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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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로드(@bookroad_story)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감사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열일곱 가구가 모여 사는 작고 가난한 마을. 그래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은 고용 하인으로 팔려가는 게 대부분이었고 이사쿠의 아버지 또한 3년의 고용 하인으로 일하기 위해 떠난다.

마을 사람들은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는 뱃님이 오길 기원하며 의식을 치른다. 마을 앞 암초가 많은 바다에서 좌초한 배를 뜻하는 뱃님. 그 배 안에 잔뜩 실려있는 음식, 집기, 비싼 천 등을 원하는 사람들. 그렇게 낙엽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면 마을 사람들은 해변가에서 소금을 굽기 시작한다. 뱃님이 오길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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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거칠고 암초에 부서진 파도의 물보라는 해안 근처에 있는 집까지 튀었다. 파도 소리는 온 마을을 뒤덮었다. 해가 기울자 모래가 깔린 좁은 해변에서 소금 굽기가 시작되었다. - p.31

🔖이사쿠는 마을 사람들의 표정 변화를 알아챘다. 험상궂은 표정은 사라지고 눈빛이 온화해졌다. - p.139

🔖인간에게 일어나는 가장 무서운 일은 마음이 해이해지는 것이야.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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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고용 하인으로 집을 비우게 되며 실질적인 가장이 된 소년 이사쿠의 4계절이 고스란히 보이는 작품이다. 더워질 즈음 꽁치잡이에 나서고 후에 오징어를 잡다가 산꼭대기가 붉어질 때 뱃님이 오시겠지 기원하며 막바지 문어잡이에 나선다. 추운 바람과 눈발이 날리는 겨울이 오면 뱃님 오시라 소금 굽기를 시작하는데...

이야기 초중반은 지독하게 가난한 사람들의 힘겨운 살아가기를 보여주고 있다. 계절이 바뀌고 세상은 변하지만 그들은 쉼 없이 일했다. 언제나 같은 일상이지만 내 가족을 굶기지 않기 위해... 죽지 않기 위해 끈질기게 일했다.
이야기 중반, 드디어 뱃님이 찾아오고 사람들의 살림이 나아지지만 위험은 어느 순간 스며들고 있었다. 또 한 번 찾아온 뱃님이 실고온건 선물일까 재앙일까? 이야기 후반부는 급격하게 불안정하기만 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사람 사는 이야기였다. 오랜 옛날부터 그들이 행하던 무서운 관행은 손가락질 받을만하고 그들의 속내는 무섭기만 했지만 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진 그들의 모습이 이상하게 눈살 찌푸려지진 않았다. 오히려 처절하지만 성실했던 그들의 모습에서 뭔가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을 읽고선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무서운 장면이 나오진 않지만 이거야말로 잔혹동화가 아닐까? 여운이 오래 남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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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 신의 실수
류시은 외 지음, 연상호 기획, 최규석 만화 / 와우포인트 퍼블리싱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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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ehbook_)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감사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초자연적인 존재로부터 지옥행 고지를 받게 되는 사람들. 그로 인해 발생되는 아비규환 세계를 이야기하고 있다.

<지옥 뽑기> 류시은 부활 박정자
여동생 로은과 살고 있는 직장인 고은. 동급생에게 몹쓸 짓을 당하고 방 안에 자신을 가두고 살았던 로은은 그 동급생의 지옥행으로 다시금 일상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던 어느 밤, 고은은 고지를 받게 되고 삼십 초 후 지옥행으로 떨어지는데 눈을 뜨니 평소처럼 침대에서 눈을 뜬 자신을 발견한다.

<묘수> 박서련 고지 정진수
죽이고 싶은 사람에게 지옥사자를 붙여주는 부적을 써주는 유일무이한 무당 방지민. 언제 누구에게 올지 모르는 것이 '고지'인데 신의 눈에 빨리 띄게끔 한다는 사기를 치고 있던 그녀에게 수상한 남녀가 찾아온다.

<불경한 자들의 빵> 조예은 시연 새진리회
크리스마스이브 새벽 여섯 시경에 죽게 된다는 고지를 받은 칠십팔 세의 수임. 빵집을 운영하는 그녀의 가게로 새진리회 사람들이 습격해 죄인의 죄를 증명하겠다며 그녀를 공격한다. 그런 수임을 도와준 유일한 단골손님 필숙. 그리고 필숙은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새끼 사자> 최미래 사자 화살촉
사자 대 인간의 싸움을 형상화한 '사자 싸움'. 검은색 염료를 뒤집어쓴 김지환은 공포를 이기고 최고의 싸움꾼이 된다. 그를 따르던 가출팸 멤버를 도우며 그들이 화살촉으로서 존재 의미를 다져 갈 즈음 5일 뒤 죽는다는 고지를 받는데...

<산사태> 함윤이 지옥 신의실수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수산나와 에스더. 두 사람의 어린 시절, 함께 생활하던 영태를 잃어버리고 관계가 소원해진다. 그리고 오늘, 그들은 결판을 내고자 봉오산을 찾았다가 산사태를 당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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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돌아가는 꼴은 눈 뜨고 못 봐줄 만큼 망가져가고 있었지만 어떤 시대에나 위기를 이용해 팔자를 고치는 인간이 있게 마련이고, 방지민은 그 운때를 놓치지 않은 스스로를 늘 대견해했다. - p.82

🔖그것은 미약했지만 온전했다. 세상이 급변한 이후로 잃어버린 실재감, 담백한 믿음, 달콤함과 따뜻함...... 그것이 바로 한 덩이의 모카빵에 들어 있었다. - p.108

🔖이건 혐오가 등한시하는 진실이에요. 목소리들, 기억들, 아무리 죄를 덧씌우려 해도 순결하게, 꼿꼿이 존재하는 개인 개인의 진심이요. 그것들은 여전히 여기 있어요. - p.138

🔖두렵고 또 두려워하는 게 합쳐져야 진정한 공포가 되는 거야. 내가 두려워하고 있다는걸 깨닫는 거. 언제까지 두려워할 거야. 우리라도 세상을 구원해야 하지 않겠어?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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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시즌1을 보고 기발하다, 무섭다고 생각했다. 그 무서운 얼굴로 죽을 시간을 알리고 그 커다란 사자들이 쫓아와서 몸을 그야말로 부숴버리는데...

이 작품은 마치 영상화된 '지옥' 속 주인공들의 건너 건너 아는 사람, 혹은 그들 주변에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낯설지만 어딘가 익숙했다. 그렇기에 고지, 사자, 화살촉 등 지옥 세계관을 이해하고 읽는다면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의 고지를 받은 사람들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 죽음을 '시연'이란 이름으로 대중에게 공론화하고 고지를 받은 이는 죄인이라는 이름으로 함부로 대하는... 이 세계관 속 인간의 존엄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과연 어디가 지옥인 걸까?

다양한 캐릭터와 기발한 설정들로 몰입도는 물론 그 세계관을 내가 상상하게 만드는 스토리텔링이 인상적이다. 자칫 세계관과 다른 이야기가 파생되어 혼란을 주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이 앤솔러지가 지옥 세계관을 잘 설명해 주기에 세계관 시작을 이 책과 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죄와는 거리가 먼듯한 사람들이 받는 고지, 그리고 부활. 신의 실수인 건지 인간이 만든 지옥인 건지... 넷플 결제를 해야 하는 건지...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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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소설 #북스타그램 #책리뷰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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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 요아소비 소설집
시마모토 리오 외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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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소유자> #시마모토리오 #미스터
바닷가 도시의 가정집으로 배달된 안드로이드. 인간의 모습과 흡사하지만 오직 소유자의 명령으로 움직이는 안드로이드는 미스터 나루세라고 부르라는 한 남자의 집에서 그를 돕는 일을 수행한다.

<유령> #츠지무라미즈키 #바다가이끄는대로
늦은 밤, 전철 안에 앉아 있는 아이. 그러다 어딘지 모르는 낯선 역에서 내린다. 걷다 보니 보이는 바다. 이곳에서 끝을 결심하는 아이에게 하얀 민소매 원피스를 입은 맨발의 소녀가 다가온다.

<색이 다른 트럼프 카드> #미야베미유키 #세븐틴
세계 최대 규모의 양자 가속기 '롬블렌'의 폭발 사고로 차원의 균열 너머에는 이 세계의 평행세계가 생겼다. 거울에 비춘 것처럼 똑 닮은 세계, 서로가 서로의 '거울 세계'로 인정한 두 세계.
평범한 가장인 소이치는 아내에게서 급한 연락을 받는다. 제 2거울 세계에 있는 나쓰호가 살인사건에 휘말려 제 1거울 세계에 있는 자신들의 딸인 나쓰호의 신변을 보호하고 있다는 연락이었다.

<빛의 씨앗> #모리에토 #좋아해
초중고 한 사람을 좋아하고 벌써 세 번의 거절을 당한 유마. 그때의 고백을 지우고 싶다는 유마에게 친구 히구치는 시간 여행을 도와주는 사람을 소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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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이 이렇게 발달했는데 우산은 옛날 모습 그대로라니, 마치 진화하지 못하는 인간의 몸 같군. - p.40

🔖한 번 더 그 엄격한 목소리로 명령을 받고 야단도 맞고 싶은 건 대체 무슨 이름의 감정인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 p.68

🔖아까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갑자기 사라져도 이상해할 것 없다고 생각했으므로 아직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 p.104

🔖고마워. 과거의 나.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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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아소비와 나오키상 수상 작가 4인의 컬래버레이션!
요아소비 음악의 배경이 된 4개의 작품이 실린 소설집이다. 4명의 작가가 써 내려간 다채로운 장르와 요아소비가 그려낸 음악이 어우러져 나에게 소설과 음악 모두가 큰 감동으로 전해졌다.

인간의 감정에 조금 다가간 듯한 안드로이드가 그의 소유주 미스터 나루세와의 일을 담담하게 써 내려간 편지. 오해로 인해 학교에서 왕따가 되고 무작정 떠나 처음 보게 되는 밤바다에서 마지막을 생각하던 소녀. 거울 세계, 저쪽 세상의 딸이 위험인물이 되고 이쪽 세계의 내 딸의 행방조차 알 수 없어진 남자. 세 번의 고백과 세 번의 거절, 그렇게 시작하게 되는 과거 여행으로 깨닫게 되는 씨앗.

네 작가의 스타일로 풀어가는 '처음'이라는 이야기. 안드로이드와 미스터 나루세는 묘하게 아련하고 슬픈 느낌이었다. 감정과는 거리가 먼 안드로이드가 그리워하는 그 엄격한 목소리라니ㅠㅠ
소녀의 가출과 바다, 무겁지만 어딘가 소녀들의 발랄함이 느껴졌는데 마지막에 남겨놓은 미스터리함이 좋았다.

나와 같은 사람이 저쪽 세계에도 있다는 설정. 설정부터 취향 저격이었고 중후반의 반전은 예상도 못 했다.

마냥 흑역사로 남은 줄 알았던 고백의 차임. 하지만 그 순간들은 모두 '나'라는 사람의 성장에 큰 자양분이 되었다는 사실이 묘하게 코끝 찡하게 했다.

책을 읽기 전에 본 노래 가사와 읽고 난 후 다시 본 노래 가사는 신기하게도 느껴지는 감정이 달라진다. 당연한 사실이겠지만 짧은 가사 내용이 아닌 긴 글로 읽었을 때 좀 더 그 노래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고 할까? 이 노래들은 조금 더 특별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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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이르는 꽃
로카고엔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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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 집안의 사람들. 폭력적인 아버지는 장남인 유이치만 유일하게 인간으로 취급했고 나머지는 노예나 가축처럼 대했다.
그런 이 집안사람들은 미스터리한 인물 '구네 니코라이'를 만나 희망과 절망을 경험하게 되는데...

<결산의 관>
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시어머니 기미코와 함께 살게 된 며느리 미사키. 집안일에 아르바이트, 거기에 시어머니의 시집살이가 더해진 그녀에겐 이상한 말을 하며 대화가 되지 않는 딸 이치카와 그런 그녀를 방관하는 남편까지 더해져 즐거울 일이 하나 없다. 그런 미사키 앞에 어느 날 아름다운 외모의 운송업을 하는 니코가 나타나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데...

<선택의 상자>
기미코의 막내아들인 유조는 난폭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게 힘들기만 하다. 그러다 찾게 된 세미나. 성공한 사람들의 강연을 들으며 인맥을 쌓으려던 유조 곁으로 골동품 거래상 구네 니코라이가 다가와 나무 상자를 건네는데...

<귀환의 항아리>
기미코의 첫째 딸인 사쿠라코는 아들 유야를 사고로 잃고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찾게 된 심리 상담가 구네 니코라이는 그녀에게 커다란 항아리를 선물하며 십오 킬로그램의 고기를 항아리에 넣고 소금물에 재워두라고 하는데...

<분노의 돌>
기미코에겐 말썽꾸러기 쌍둥이 동생 히로코가 있다. 결혼 후 잠시만 히로코를 맡아달라는 어머니의 말에 신경이 쓰이던 기미코는 동료 교사인 구네 니코라이에게 하소연하게 되고 그는 절대 사용해선 안 되는 돌을 선물로 준다.

<황금잔>
기미코의 둘째 아들 유지는 가부장적인 집에서 일찍이 독립해 외국계 회사에 취업한다. 그곳에서 만난 상사와 사랑 없는 결혼하게 되고 어릴 적 바닷가에서 만났던 아름다운 남자를 바다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천부의 재능>
양아버지를 만나 화가라는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고즈카 오타로. 나이가 들어 어린이 미술대회의 심사를 맡게 되고 그곳에서 엄청난 그림을 그린 초등학교 2학년생인 미야하라 이치카를 만나게 된다.

<무결의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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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용할지 말지는 유조 씨 자유입니다. 하지만 기억하세요. 선택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 p.86

🔖'착한 아이'다. '착한 아이'가 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유지는 자신이 생각하는 '착한 아이'가 되기로 했다. 유지에게 '착한 아이로 산다'라는 의미는 '적당히 편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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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정의 구성원이 미스터리한 남자를 만나 겪게 되는 기묘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연작소설이다. 읽으면서 느낀 감정은 불쾌함과 답답함, 그리고 시아버지에 대한 분노였다.

며느리 미사키의 삶엔 숨 쉴 구멍 한곳이 없다. 폭언을 일삼는 시어머니, 말을 할 때가 지났는데 알 수 없는 말만 내뱉는 딸 이치카, 그런 모든 상황을 그저 방관하고 있는 남편 유이치.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니코와의 시간은 그녀에겐 숨 돌리는 찰나가 되었다. 그리고 건네 받은 관. 니코라는 남자에게 알 수 없는 선물을 받고 이후에 일어나는 사건들은 잔잔하게 흘러가던 흐름을 돌연 돌풍 속을 걷는 듯 싸늘한 기운으로 만들었다.

그 뒤로 구네 니코라이는 다양한 직업으로 다른 시기에 가족들과 연이 닿게 되고 그들은 모두 니코라이에게 선물을 받게 된다.
선택도 결정도 모두 본인의 몫이라고 말하며...
그 누구도 니코라이를 의심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니코라이를 싫어하지 않는다.

이 소설... 정말 미스터리했다. 초중반까지 가독성이 좋아 몰입하며 읽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반전이 등장하며 이야기의 맛을 살려 주는데... 미스터리한 남자의 정체와 가족들의 이야기 결말이 명쾌하지 않아 후반부터는 호기심 가득한 상태로 읽었다. 다만, 결말이 좀 어려웠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아직도 물음표인 부분이 많다. 니코라이의 정체는? 유이치가 갑자기 왜?

작가의 말이라도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이 작가 또한 미스터리한 사람이었다. 생년월일, 약력도 알 수 없는 작가. 그래서 더 기묘한 여운이 남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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