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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여름에게 ㅣ 에세이&
최지은 지음 / 창비 / 2024년 6월
평점 :

어제는 무척이나 더웠던 하루였어요.
6월의 더위가 이정도라면
한여름의 무더위는 어느 정도일까요?
상상할 수 없는 이번 여름,
자신의 세계를 바라보고
자신의 마음을 지키며
사랑을 배우는 저자를 에세이
"우리의 여름에게" 를 읽으면서
뜨거운 여름의 한복판을 지나갈
용기를 얻어보는건 어떠세요?
이 책은 어른이 되어 자신의 마음 속 어린이를 찾아서 그시절의 할머니와 아버지를 다시 만나고 지나온 시간 속에서 자신을 어떻게 돌보아 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진솔한만큼 섬세하고 깊은 책입니다.
책 속에는 작가가 만난 문장들도 여러번 읽을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시간을 참 좋아해요. 다른 책을 동시에 읽는 기분도 들어서이기도해요.
읽으면서 놀라웠던 점은 책의 문장을 대하는 저자의 태도입니다. 저는 책의 문장을 곱씹으며 읽는 편인데, 문장을 바꾸어 생각해볼때가 많아요. 누군가에게 먼저 말하기 전에 나와 같은 패턴으로 문장을 읽어주는 타인을 글로 만나니 너무 반가웠어요.
저자가 시인이라는 것을 모르고 읽었더라면 문체에서 느꼈던 것처럼 말도 이쁜 사람일것 같아요~
상상력을 동원시키는 책속의 스쳐지나갈 만한 문장들이 눈길을 가로 막는 문장들이 곳곳에 있어요.
나는 개야! 얼만 전 아들과 도서관에 가서 백희나 작가의 책을 몽땅 빌려왔는데, 책 중에 <나는 개다>라는 책이 있어요. 개의 시점에서 읽다보면 아니, 그냥 별 생각 없이 읽어도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책입니다. 그 이유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글로 만날 수 있고 그래서 더욱 깊은 공감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이 책의 저자는 그간 상상으로만 해왔던 생각들을 과거로 돌아가 과거의 나에게서 찾아옵니다. 아마 과거를 흘려보내고 잊고 있었던 나를 다시 찾을 수 있게 하는 이런점이 더 큰 공감을 제공하는 것은 아닐까요?
책을 읽다보면 내가 과거에는 원래 이런 사람이였어~ 그래 내 안에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어~! 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은데요,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나의 과거로 돌아가기도 했고, 저자의 과거에서 나의 현재를 비교하며 성장하는 독서를 했던것 같아요.
단순한 에세이 같아도, 그 어떤 자기 계발서보다 용기를 찾는데 실제적인 지침이 될 수 있는 책이 아니였나 생각해봅니다.
P.24 온갖 경험에서 간지 않 나의 기억을 세계 속에 채워 넣으며 다채롭고 풍요롭게 다 를 꾸려가는 것이겠죠. 자신만의 사전 속에 세상이 부여할 의미와는 또다른, 스스로 정의 내린 의미와 이야기를 만들 어가면서요.
P.25 아버지와 어머니는 제가 세살이 되던 해에 헤어졌습 니다. 세살은 무언가를 기억하기에 너무 어린 나이라 저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아무도 어머니에 대 한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어린 저는 그것이 무 엇인지 알지 못했고, 모르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고 자연스 러웠습니다.
P.38 가끔은 나의 불안이 그렇게 소용될 것을 믿어보기도 하는 것이다. 이토록 천진한 믿음 속에도 삶이 있다는 것을 이제는 믿기 때문에.
P.42 나는 시를 쓰게 된 필연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데그 럴 때면 시와 나 사이의 미지가 더 분명해진다.
P.59 할머니의 인내란 그저 참는 마음 이 아니라, 믿음의 다른 말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대 책 없고 허망한 것이 아니라 언젠가 나 혼자 머리를 감는 날이 올 거라는 믿음, 내가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
P.111 르트루바유. 처음 이 단어를 만났을 때 막힘없이 내달리던 나의 고속버스가 떠올랐다. 그 생각만으로도 무언가를 다시 찾은 것 같았다.
P.162 시를 읽는 건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걸 알아가는 일 같다.
P.173 겨울 간식만큼 달콤한 말을 꺼내놓기에 좋은 겨울밤.어쩐지 이 겨울을 보내고 나면, 나는 겨울을 조금 다르게 기억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완독 후
개인적인 생각을 담아 솔직하게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