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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왜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 - 좋은 삶을 위한 한 철학자의 통찰
애덤 아다토 샌델 지음, 김하현 옮김 / 한길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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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철학을 동경한다. 차마 좋아한다고 말하긴 어렵다. 좋아하기엔 철학자들의 언어는 한국어로 번역해놓아도 외국어같이 어렵게만 들리고, 심오하며, 자신의 주장이 맞다고 서로 우기는 고집쟁이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생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는가', '행복은 무엇인가'와 같은 본질적인 의문들을 항상 가슴속에 품고 사는 나는 명확하게 답을 내리는 그들이 가끔 부럽기도 하다. 이런 양극의 감정 사이에서 나는 결국 철학을 사랑까진 못하고, 동경하기로 한 것이다. 이 책을 고르면서 내심 속으로는 나도 이제 조금은 머리가 컸으니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역시 어렵다. 그래도 이 책의 저자 아디토 센델의 아버지인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공부하면서 고생했지만, 결국엔 그 고생을 계기로 철학에 조금은 자신이 생겼었던 경험을 떠올리며 끝까지 읽었다. 어려웠다고 아무것도 얻지 못한 것은 아니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던 가치관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책은 목표를 정하고 그것만을 향해 움직이는 현대사회의 사람들에 대해 지적한다. 중요한 것은 목표 지향적인 행위가 아닌 행위 그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 즉 결과에서 오는 행복보다 과정이 주는 행복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과정이 주는 행복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과거와 미래에 집착하기보다는 (과거와 미래가 내포되어 있는) 현재를 충실히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의 나는 과정에 집중하며 그것을 즐길줄 아는 사람이었는데, 크면서 점점 결과에 집착하고 목적에 다다르면 허무함에 다시 다른 목적을 세우는 사람으로 변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이 책을 읽고 과정의 중요성에 대해 수긍하며 지향점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목표 지향적인 사람들이 읽어야하는 필독서다. 어느새 당신도 저자에게 설득당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고는 말하겠지. "행복한 내가 되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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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광시곡
조성기 지음 / 한길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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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니 이 책은 ‘그리움‘의 책인 것 같다. 한 사람의 그리움이 담긴 또 다른 한 사람에 대한 책.
그 그리움을 잊지 않기 위해 기억들을 한 개 두 개 소중히 모아서 만든 책. 그리고 우리는 그 그리움을 같이 공유하고 음미하며 그 시절을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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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광시곡
조성기 지음 / 한길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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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과거 '교원노조 운동'으로 인해 옥고를 하신 작가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나라의 감시를 받으며, 자유를 박탈당한 채 살아가던 그 시절의 아버지 모습을 작가는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작가가 처음 이 글을 써내려 간 것은 SNS 였다. 거기서 썼던 글을 모아 이렇게 하나의 책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책의 구성은 아주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고, 그래서인지 어디서부터 읽어도 글은 마치 연결된 듯이 자연스럽게 읽혔다. 작가의 의도는 아닌것 같지만, 자유롭지 못했던 삶에 대해 자유로운 형식으로 글을 써내려간 형식이 상반되어 아이러니하면서도 더 마음에 와닿았다. 이러한 의미에서 '광시곡'이라는 표현은 책의 모든 것을 내포하기에 딱 알맞다는 감탄이 들었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두가지였다.

"나를 일찍이 동시 시인으로 데뷔시킨 아버지가 내가 문학에 몰두하는 걸 그리 반대했으니 자가당착일 수밖에 없었다."

작가가 법대에 들어가 판검사가 되길 바라던 아버지가 어린시절 작가의 글을 읽더니 조용히 그 글을 응모한 것은 과연 어떤 마음이었을까. 결국 아버지이기 때문에, 아들이 쓴 글이기에 소중히 했던 것일까. 일찍이 아들의 재능을 알아본 것일까. 나는 이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해볼 수 밖에 없었다. 나에겐 이 장면이 묵직한 감동으로 다가온 것이다.

"사랑을 주는 데도 아픔이 따르지만, 사랑을 받는 데도 아픔이 있는 법이다."

작가는 아버지가 자신의 꿈을 아들이 대신 이뤄주길 바라며, 그저 자신의 마음대로 아들을 이끌려고 한 것에 반항심이 들었던 어린시절에 비해 지금은 그것이 더 깊은 차원에 사랑이라는 것을 이해한 것이다. 나 역시 책의 초중반 아버지의 고집과 강압적인 행동에 눈살이 지푸려지기도 했지만, 작가의 아버지가 (교원노조운동으로 인해) 끌려가는 순간까지도 아들이 있던 반을 바라보던 장면을 전환점으로 아버지의 진심을 돌아보게 되었다. 물론 사랑을 주는 방식이 달라 그것을 받던 당시에는 아팠겠지만, 결국 뒤늦게 그 사랑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 나에게 씁쓸하면서도 달콤한 초콜릿같은 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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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 허기를 달래주는 아련한 추억의 맛
박완서 외 지음 / 한길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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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12명의 작가들이 각자 자신의 잊을 수 없었던 밥 한 그릇을 때로는 정겹고 소박하며, 때로는 담담하고 진중하게 자신만의 방식대로 서술해나간다. 평소 음식을 진심으로 애정하는 사람, 사소한 것에서부터 행복을 찾고 싶은 사람에게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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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 허기를 달래주는 아련한 추억의 맛
박완서 외 지음 / 한길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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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12명의 작가들이 각자 자신의 잊을 수 없었던 밥 한 그릇 (또는 좋아하는 음식)을 때로는 정겹고 소박하며, 때로는 담담하고 진중하게 자신만의 방식대로 서술해나간다.
연륜 있는 작가분들이 쓰신 글이라서 그런지 정겹고 소박한 토속 음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나는 그러한 음식들에서 작가들이 느꼈던 그 시절의 향기, 분위기, 정서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이제 20년 좀 넘게 산 내가 어떻게 알겠냐고 할 수 있지만, 엄마 영향으로 생채소와 나물 반찬 등 소위 말해 절 밥 같은 음식을 좋아하고,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나는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읽는 내내 푸근한 감정이 스며들었고, 더욱 작가가 서술하는 이미지가 생생하게 와닿았다.
'인간은 추억을 먹고 자란다'라는 말도 있다. 그 추억은 음식을 통해 우리 몸에 흡수된다고 생각한다. 음식은 나에게 '가장 쉽게 맛볼 수 있는 행복'이자 '휴식'이다. 살면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음식들을 생각해 보면 친구들, 연인, 가족과 보냈던 나의 휴식시간에 먹었던 것들이다. 나는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을 읽으며, 새삼스럽게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소박한 백반 한상이, 김치도 없는 라면 한 그릇이, 지금은 흔해빠진 초콜릿이 누군가에겐 행복이고 추억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앞으로도 그런 추억을 먹으며 자라나겠지. 평소 음식을 진심으로 애정하는 사람, 음식의 소중함을 알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 사소한 것에서부터 행복을 찾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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