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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 - 허기를 달래주는 아련한 추억의 맛
박완서 외 지음 / 한길사 / 2024년 4월
평점 :
이 책은 다양한 직업을 가진 12명의 작가들이 각자 자신의 잊을 수 없었던 밥 한 그릇 (또는 좋아하는 음식)을 때로는 정겹고 소박하며, 때로는 담담하고 진중하게 자신만의 방식대로 서술해나간다.
연륜 있는 작가분들이 쓰신 글이라서 그런지 정겹고 소박한 토속 음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나는 그러한 음식들에서 작가들이 느꼈던 그 시절의 향기, 분위기, 정서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이제 20년 좀 넘게 산 내가 어떻게 알겠냐고 할 수 있지만, 엄마 영향으로 생채소와 나물 반찬 등 소위 말해 절 밥 같은 음식을 좋아하고,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나는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읽는 내내 푸근한 감정이 스며들었고, 더욱 작가가 서술하는 이미지가 생생하게 와닿았다.
'인간은 추억을 먹고 자란다'라는 말도 있다. 그 추억은 음식을 통해 우리 몸에 흡수된다고 생각한다. 음식은 나에게 '가장 쉽게 맛볼 수 있는 행복'이자 '휴식'이다. 살면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음식들을 생각해 보면 친구들, 연인, 가족과 보냈던 나의 휴식시간에 먹었던 것들이다. 나는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을 읽으며, 새삼스럽게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소박한 백반 한상이, 김치도 없는 라면 한 그릇이, 지금은 흔해빠진 초콜릿이 누군가에겐 행복이고 추억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앞으로도 그런 추억을 먹으며 자라나겠지. 평소 음식을 진심으로 애정하는 사람, 음식의 소중함을 알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 사소한 것에서부터 행복을 찾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