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네 시에 행복도서관에서 만나 ㅣ 푸른 동시놀이터 14
신현신 지음 / 푸른책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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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 시에 행복도서관에서 만나』 신현신동시집

아이가 제일 좋아했던 동시는 마법이다.

마법
작은 손가방도 무겁다는 할머니가
그 가방의 몇 배나 되는 아기를
번쩍 안아 올린다

우리 아기 사랑해!
할머니가 아기를 꼬옥 껴안는 순간
둘 중 누가 마법을 부리는 걸까?

할머니 힘이 세지는 걸까?
아기가 가벼워지는 걸까?

라는 마법 이야기였다

아이는 마법 동시를 아이만의 동시로 다시 표현했다.

마법
마트 장바구니도 무겁다는 아빠가
그 가방의 몇 배나 되는 엄마를
번쩍 안아 올린다.

줄넘기 왕중왕전에서
아빠가 엄마를 안는 순간
우리가 2등을 해버렸다
둘 중 누가 마법을 부리는 걸까?

아빠가 힘이 세지는 걸까?
아니면 엄마가 가벼워지는 걸까?

진짜 마법이었다. 아이와 함께 한참을 웃었다.

이 동시집은 차례처럼
바라만 봐도 좋고
꽃이 되는 말을 떠올리게 되고
왜 만나게 되었을까라고 생각하게 되고
너로 인해 내가 반짝이는 행복들을 찾게 해주었다.

동시집을 읽으며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뜻밖에 나의 어린 시절을 다시 만났다. 특히 ‘연탄빵’이라는 시는 아이에게는 낯선 연탄을, 나에게는 아주 익숙한 기억을 꺼내 주었다. 아이에게 연탄이 어떤 것인지 설명해 주고, 내가 어릴 때 친구들과 연탄불에 설탕을 녹여 달고나를 만들어 먹었던 이야기를 들려주니 그때의 달콤한 냄새와 친구들의 웃음소리까지 떠올랐다.

시 속 연탄은 단순히 추억 속의 물건이 아니었다. 온몸을 태워 방을 데우고, 따뜻한 음식을 만들고, 사람들의 겨울을 견디게 해 주었던 존재였다. 마지막에는 재만 남으면서도 자신의 몫을 다한 듯한 모습이 오히려 마음을 울렸다. 문득 사람도 연탄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해 주고, 힘든 마음을 말없이 감싸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아이들을 위한 동시집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나는 이 책에서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났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오래된 기억 속에서 다시 위로를 발견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내 마음속에도 아직 꺼지지 않은 작은 연탄불 하나가 남아 있는 것 같다.

아이는 오후 네 시에 행복도서관에서 만나 친구들과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다고 한다. 행복을 전하는 도서관 투어를 떠나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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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범함이 너를 만나 문장이 되었다
이현기 지음 / 행복우물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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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범함이 너를 만나 문장이 되었다
이현기

평범하게 흘러가는 하루도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면 한 편의 문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국어 교사인 저자는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과 동료들, 그리고 무엇보다 아내와 함께 살아온 시간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낸다. 특히 아내와의 이야기를 시처럼 섬세하게 표현한 부분에서는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온 사람만이 알아볼 수 있는 사랑의 깊이가 느껴졌다.

실패를 여러 번 경험했기에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더 잘 알게 되었다는 저자의 이야기도 마음에 남았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과거의 자신에게 편지를 쓰고, 누구보다 먼저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이야기하는 모습에서는 삶을 대하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졌다. 저자가 말한 톨스토이의 말처럼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힘은 자신을 돌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랑에서 시작되는 것이었다

특히 “사랑은 지각생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언젠가 표현해야지 하고 미루기보다 지금 말하고 지금 안아주고 지금 고마워해야 한다는 뜻처럼 느껴졌다. 나 역시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마음속으로만 생각했던 순간들이 많았다. 이제는 사랑에 지각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부모님에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마음을 표현하며 살아가고 싶다.

평범한 삶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서로를 이해하며 살아가는 순간 문장이 된다. 나도 내 삶을 나만의 문장으로 기록해 보고 싶다. 특히 내 아이와 함께 보낸 평범한 하루하루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오래 기억하고 싶은 추억을 문장으로 남기고 싶다. 언젠가 아이가 자라 이 기록을 읽는 날, “우리의 평범한 시간이 참 아름다운 문장이었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기록하고 싶어졌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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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외교관 이예 ㅣ 바우솔 문고 9
최정희 지음, 송재우 그림 / 바우솔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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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외교관 이예》 최정희

한 사람의 외교관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해냈는지에 관심이 갔다. 하지만 읽는 동안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그의 업적보다 ‘사람을 향한 마음’이었다.

이예는 젊은 시절부터 일흔이 넘을 때까지 43년 동안 일본과의 외교를 위해 바닷길을 오갔다. 특히 유구국의 노예 시장에서 “우리 백성을 구하러 왔다”고 당당하게 외치던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마음이 뜨거워졌다. 위험한 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백성을 구하기 위해 나섰던 그의 모습에서 백성을 단순히 나라의 구성원이 아니라 자신의 가족처럼 여겼던 마음이 느껴졌다.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고도 언젠가는 반드시 찾겠다는 희망을 품었던 그의 마음이 있었기에, 다른 사람의 가족도 자신의 가족처럼 소중하게 여길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더 놀라웠던 것은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도 누명을 써 옥에 갇혔다는 사실이다. 얼마나 억울하고 외로웠을까. 그런데도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묵묵히 기다린 그의 모습을 보며 진정한 용기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옳다고 믿는 길을 끝까지 걸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였다면 그렇게 오랜 세월 희생하고 또다시 위험한 일본행을 자청할 수 있었을까? 아마 쉽게 용기를 내지 못했을 것 같다. 그래서 이예가 더욱 존경스러웠다.

나와 아이는 역사를 사랑한다. 그래서 특별한 여행을 즐기지 않고 여행을 가게 되면 인물의 흔적을 찾아 다닌다. 외교관 이예를 검색해보니 울산 울주군 웅촌면 대북 동천로 석계서원이었다. 충속공 이예 선생을 배향하기 위하여 세운 것으로 조선시대에 건축된 서원이다. 조만간 석계서원에도 가보려 한다. 책 속에서 만난 이예를 실제 공간에서 다시 만나면 그의 삶이 조금 더 가까이 느껴질 것 같다.

이예의 삶을 통해 나는 나라를 사랑한다는 것은 거창한 말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자리에서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도 그의 마음을 기억하며 다음 세대에 무엇을 남겨줄 것인지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나라와 백성을 위해 평생 자신의 삶을 바친 이예에게 말하고 싶다.
존경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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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의 방에서 ㅣ 온그림책 32
카슨 엘리스 지음, 김지은 옮김 / 봄볕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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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의 방에서
카슨 엘리스

처음 아이와 『반쪽의 방에서』를 펼쳤을 때는 조금 이상한 그림책이라고 생각했다. 의자도, 모자도, 신발도, 식탁도, 고양이도 모두 반쪽뿐이었다. 아이는 책장을 넘기면서 “왜 다 반쪽이야?”라며 속상해했다. 특히 고양이의 반쪽이 엉뚱하게 연결된 모습을 보고는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아이와 함께 반쪽 그림을 그려 완성해 주었다 아이는 “반쪽이 찾아왔는데 잘못 붙여져서 불편했지? 내가 해줄게. 이제 됐다. 야옹아, 잘 자.”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어른에게는 그저 독특한 그림으로 보였던 반쪽그림이 아이에게는 누군가의 불편함과 외로움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아이는 그림책 속 고양이에게 말을 걸고, 자신의 손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었다. 그 모습을 보며 그림책이 아이에게는 세상과 마음을 연결하는 작은 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어떤 이야기일까?” 하고 아이에게 물어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자 반쪽짜리 사물과 동물들은 아이의 상상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아이는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자신만의 세상을 펼쳐갔다.

어쩌면 우리 주변에도 마음이 반쪽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외롭거나 속상해서 자신의 빈 곳을 누군가 채워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이 책은 ‘반쪽을 완성하는 것’보다 반쪽인 마음을 먼저 알아봐 주는 것이 얼마나 따뜻한 일인지 알려주었다.

언젠가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군가의 반쪽을 발견했을 때, 그냥 지나치지 않고 먼저 다가가 “괜찮아? 내가 함께할게.”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좋겠다.

반쪽과 반쪽이 만나 하나가 되는 것은 그림 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서로의 마음을 알아보고 손을 내미는 순간, 우리의 세상도 조금 더 따뜻한 하나가 되어가는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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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거미 상점가 속마음 과자점
구리스 히요코 지음, 마미영 옮김 / 모모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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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거미 상점가 속마음 과자점
구리스 히요코

고민이 있는 사람에게만 문을 여는 특별한 과자점. “소소한 걱정도, 숨기고 싶은 속마음도 과자 한입이면 해결됩니다.”라는 문장을 읽는 순간부터 마음이 설렜다. 조심성도 많고 겁도 많은 나인데, 이상하게 이 과자점의 과자만큼은 당장 한입 먹어보고 싶었다.

특히 ‘욕심쟁이 별사탕’을 보며 어린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별사탕을 좋아해 한 번에 많이 먹었던 기억처럼, 책 속 아이들의 사랑은 욕심만으로 가질 수 없다는 것을 경험하며 조금씩 진짜 마음을 배워간다. 나도 살아오면서 마음대로 되지 않는 관계를 만나고서야 상대의 마음을 기다리는 법을 배웠던 것 같다.

‘대신해 주는 캐러멜’ 이야기는 요즘 아이들을 떠올리게 했다. 누구나 귀찮은 일을 누군가 대신해 주기를 바라지만, 모든 것을 대신해 준다고 해서 꼭 행복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스스로 해보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것을 알아갔으면 좋겠다.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작별인사 콩찹쌀떡’이었다. “인간의 삶은 한순간이지만 당신의 삶은 행복하길 빌겠습니다.”라는 마음을 읽으며, 결국 과자가 고민을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따뜻한 마음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다는 것을 느꼈다.

이 책은 과자보다 사람이 더 달콤하게 느껴졌다. 집에 있는 별사탕과 캐러멜을 천천히 녹여 먹으며 나도 조금 더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서로 다른 과자와 맛으로 우리의 삶을 이야기해 준 이 책이 참 고맙다. 나도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책 속 과자를 건네며 이야기를 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 과자들이 애착과자가 될 것 같다.

단단한맘서평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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