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릉동
김재천 지음 / 해드림출판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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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시집은 손에 잘 잡지 않게 되었다. 10대시절과 20대 초 서점에 가면 가장 먼저 보고 손에 집히는것이 시집이었고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사이 IMF 의 직격탄을 맞은 우리네 삶에서 그래도 따스한 한구절이 와닿은 그 시절은 원태연이라든지 도종환시인의 접시꽃 당신이 말해주듯 서정시부터 비정시 혹은 산문시등 시집들의 전성기였던것으로 생각난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시가 주는 감성이나 그 안에 담긴 작가의 의도를 생각해보고 좋은 시는 외우고 다니는 낭만보다는 회사일에 필요한 어학책이나 자기 개발에 필요한 개발서등 혹은 시와는 다른 책들이 내 손에 잡혀져 갔다.

우연히 손에 들어온 시집을 읽더라도 시간을 때우기 좋은 구실이나 일단 손에 잡으니 의무감으로 읽어보자는게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시집을 멀리하다가 이버넹 읽은 김재천 시인의 공릉동은 일반적인 시라고 연상되는 따스함이나 서정성. 혹은 제목과도 같은 공릉동에 대한 연가인가 하는 선입견은 산산히 부서진다.

일단 이 김제천 시인의 공릉동책안에 담긴 수십개의 시는 극도로 건조하며 어떤 시들은 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공릉동에서 제목을 단 여러 시들은 작가의 시선을 보는 풍경 그대로를 불러오던지 혹은 공릉동이라는 장소를 생각하며 쓴 건조함이 절로 느껴져 차한잔을 거듭 들이키고 읽어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 건조한 공릉동의 시속에서 애잔함이 느껴지는 구간들이 있는부분은 바로 떠나간 아내를 생각하며 작가가 써내려간 기억의 시들이다.

예를 들어 제목의 사망선고의 시를 보면 작가의 부인이 외전이를 동반한 폐암의 사망원인의 순서부터 사망시점까지의 기간. 동사무소에 신고를 하러 들어가는 순서. 그리고 아내의 주민등록증에 구멍이 뚫리는 순간부터 눈물을 흘리는 시간의 구성까지. 작가의 가장 인간적인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순간의 시들은 이렇게 그리움을 담길때 발현이 된다.

개인적으로 시란 가장 함축적이며 인간의 내면을 짧을 구절로 풀어내는 천재들이 써내려가는 언어로 생각하고 있다.

이번의 김재천 시인의 글들에는 작가의 시선과 생각하는 표현들. 그리고 아내를 그리워 하는 시간의 회환들을 읽어 나가다 보면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한 시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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